‘문송은 이제 그만’…서울시, 인문계卒에 디지털 취업 지원

입력 2021-11-21 13:17 수정 2021-11-21 14:06

4차 산업혁명으로 디지털 분야 유니콘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대학 인문계 졸업자에겐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다. 그야말로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 시대에 서울시가 인문계 졸업자의 디지털 전환 교육 및 취업·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오픈했다. 필요 역량을 갖춘 인재를 찾지 못하는 기업의 구인난, 디지털 역량 부족으로 취직난을 겪고 있는 청년들의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서울시 유관 기업 풀을 총동원해 취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서울시 청년취업사관학교는 지난주부터 서비스 기획, 웹 퍼블리싱, 사용자 경험·인터페이스(UX·UI) 디자인, 마케팅 분야 교육 지원자를 신청받고 있다. UX·UI 기획은 이달 28일, 마케팅은 30일까지 이며 나머지 두 분야는 다음달 초까지 접수한다. 접수가 끝나는 대로 서류 전형과 기초 능력 테스트,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 과정은 대학 인문계 졸업생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인문계 졸업생과 소프트웨어(SW)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한다. 온·오프라인 수업이 함께 진행되며 단순 강의가 아닌 강의와 기업 실무 프로젝트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21일 “서울 소재 SW기업 401개사의 대표와 인사책임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교육 과정을 개발했다”며 “수업 프로젝트 결과는 수강자가 취업 시 개인 포트폴리오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간 교육 기관에서 해당 교육을 받으면 연간 700만~2000만원이 필요하지만 이들 프로그램은 모두 무료다. 예치금 10만원을 내면 최종 수료 시 돌려받는다.

서울시는 강소기업(586개), 하이서울브랜드 인증기업(984개), 채용 관심 기업(214개) 등 유관 기업에 수료생들의 취업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올 상반기 수료한 201명의 경우 취업률이 65%(지난달 말 기준)를 기록 중이며 남은 인력도 취업 지원이 진행 중이다.

청년취업사관학교는 직업기초능력과 취업 의지가 있는 2030 청년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핀테크 등 4차 산업 디지털 신기술 분야의 실무 역량 교육을 위해 설립됐다. 영등포 캠퍼스의 경우 지난해 10월 개관한 ‘서남권 기술특화 캠퍼스’를 전환했다. 이공계 졸업생 사이에 인기가 높아지자 이번엔 인문계 졸업자를 위한 교육 과정을 신설한 것이다. 박진아 에이블런·최정민 비즈랩 대표(서비스 기획 분야), 문제연 한국폴리텍대학 외래교수·강재성 전 LG경영개발원 인화원 팀장(웹 퍼블리싱) 등 현업 종사자들이 대거 강사진으로 합류했다.


황보연 서울시 경제정책실장은 “취업의지가 있는 청년을 4차산업 분야 미래형 실무인재로 양성시켜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소하겠다”며 “2030년까지 서울 전역에 청년취업사관학교 10개소를 조성하고, 서울시의 가능한 네트워크를 꼼꼼히 연결해 원하는 청년 누구나 취업·창업할 수 있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