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눈물이 많은 편”이라고 소개해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일 공개 일정에서 두 번이나 눈물을 보였다. 평소 ‘한다면 한다’는 식의 강한 이미지를 보여왔던 것과 대비되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오전 충남 논산 화지시장을 돌며 상인을 만나던 이 후보가 갑자기 분식집 앞에 쪼그려 앉아있던 할머니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할머니 앞에 함께 쪼그려 앉은 이 후보는 할머니에게 “아들하고 (가게를) 같이 하시는 건가요. 오래오래 사세요. 우리 어머니는 작년에 돌아가셔서”라고 말을 건넸다.
할머니는 마주 앉은 이 후보 손에 홍삼 사탕과 누룽지 사탕을 쥐여 줬다.
이 후보가 할머니에게 “꼭 건강하시고, 오래 사세요”라고 인사하고 일어서는데 눈물이 왈칵 터져나왔다. 이 후보는 고개를 휙 돌리더니 서둘러 손수건을 꺼내 눈 주위를 훔쳤다.
이 후보 주변에서 “울지 마세요”라는 소리가 들렸다.
이 후보는 건너편에 쭈그려 앉아 토란을 팔던 할머니 앞에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할머니에게 다가가 “어머니, 만원어치 주세요”라고 말하고는 토란 값으로 온누리상품권 2만원을 건넸다. 할머니는 현금 5000원을 받았다.
이 후보는 시장 일정을 마치고 난 뒤 할머니 앞에서 흘린 눈물을 설명하면서 “어머니 생각도 나고”라고 운을 뗐다. 이어 “나이 90(세) 먹으신 어른이 생업에 도움이 되겠다고 쭈그리고 계신 게 가슴 아팠다. 어머니가 말도 잘 못 알아 들으시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생계일 텐데 저러지 않더라도 살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때 다시 이 후보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이 후보는 부끄러운 듯 “여기는 유난히 저런 분들이 많네. 아이고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서둘러 차 안으로 몸을 숨겼다.
이 후보는 이날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과거 어머니가 시장 화장실을 지키며 사용료 받는 일을 했다”며 “시장에서 쭈그려 앉아있는 할머니를 보면 딱 어머니 생각이 난다”고 눈물을 보인 이유를 설명했다.
논산=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