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랜드, 66년 만에 처음 나타난 ‘흑인 산타’

입력 2021-11-20 14:30
디즈니랜드에서 최초로 모습을 드러낸 흑인 산타클로스. CNN 홈페이지 캡처

미국 놀이공원 디즈니랜드에 66년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산타클로스’가 등장했다.

미국 뉴스채널 CNN은 1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원조 디즈니랜드와 플로리다주 레이크부에나비스타의 월드 리조트에서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흑인 산타클로스가 팬 미팅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와 관련해 디즈니 측의 사전 발표나 홍보는 없었다고 전했다. 디즈니 대변인은 “세계 곳곳에서 지역 공동체가 다양한 방식으로 산타클로스를 묘사한다”면서 “원조 디즈니랜드와 월드 리조트 두 곳에서도 주변 공동체의 인종적 다양성을 반영해 흑인 산타클로스를 등장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인종 국가인 미국에선 최근 수년 사이 성탄절을 맞이해 쇼핑몰, 행사장 등 백인이 아닌 유색인종 산타가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디즈니랜드에 흑인 산타가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트위터를 비롯한 SNS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내가 디즈니랜드에서 흑인 산타를 실제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이번 생에 생각도 못 해봤다”며 “그 산타를 볼 수 있었던 게 나에게는 너무 큰 의미라 기뻐서 눈물을 흘렸다”고 밝혔다. 또 다른 틱톡 이용자는 “(흑인 산타를 본) 그 마법 같은 순간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며 “(다양한 인종을) 표현한 디즈니랜드가 정말 고맙다”라고 말했다.

SNS 인플루언서인 빅토리아 웨이드는 CNN에 “디즈니가 놀이공원에 흑인 산타를 들여놓을 것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이런 변화는 (흑인인) 내가 이전보다 더 용인되고 환영받는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며 “이번 조처가 디즈니랜드를 찾는 다양한 배경의 어린이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니 너무나 기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산타가 흑인이 아닌 것은 모두가 안다”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 홍보 수단으로 흑인 산타를 만들어내선 안 된다”며 반감도 나왔다. 인종주의를 상업 홍보에 동원하지 말라는 취지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