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놀이공원 디즈니랜드에 66년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산타클로스’가 등장했다.
미국 뉴스채널 CNN은 1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원조 디즈니랜드와 플로리다주 레이크부에나비스타의 월드 리조트에서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흑인 산타클로스가 팬 미팅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와 관련해 디즈니 측의 사전 발표나 홍보는 없었다고 전했다. 디즈니 대변인은 “세계 곳곳에서 지역 공동체가 다양한 방식으로 산타클로스를 묘사한다”면서 “원조 디즈니랜드와 월드 리조트 두 곳에서도 주변 공동체의 인종적 다양성을 반영해 흑인 산타클로스를 등장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인종 국가인 미국에선 최근 수년 사이 성탄절을 맞이해 쇼핑몰, 행사장 등 백인이 아닌 유색인종 산타가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디즈니랜드에 흑인 산타가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트위터를 비롯한 SNS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내가 디즈니랜드에서 흑인 산타를 실제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이번 생에 생각도 못 해봤다”며 “그 산타를 볼 수 있었던 게 나에게는 너무 큰 의미라 기뻐서 눈물을 흘렸다”고 밝혔다. 또 다른 틱톡 이용자는 “(흑인 산타를 본) 그 마법 같은 순간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며 “(다양한 인종을) 표현한 디즈니랜드가 정말 고맙다”라고 말했다.
SNS 인플루언서인 빅토리아 웨이드는 CNN에 “디즈니가 놀이공원에 흑인 산타를 들여놓을 것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이런 변화는 (흑인인) 내가 이전보다 더 용인되고 환영받는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며 “이번 조처가 디즈니랜드를 찾는 다양한 배경의 어린이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니 너무나 기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산타가 흑인이 아닌 것은 모두가 안다”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 홍보 수단으로 흑인 산타를 만들어내선 안 된다”며 반감도 나왔다. 인종주의를 상업 홍보에 동원하지 말라는 취지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