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100만명 이상, 코로나 완치 후에도 후각 회복 못했다

입력 2021-11-20 06:00

미국에서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 판정을 받은 후에도 후각을 회복하지 못한 사람이 100만명이 넘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미 CNN에 따르면 워싱턴대 의대 연구팀은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된 뒤에도 후각 상실 또는 기능 변화가 6개월 이상 지속된 인구가 70만∼160만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AMA) 학술지 ‘JAMA 이비인후과-두부 및 목 수술’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대부분의 완치자들이 후각을 회복했지만 일부는 영구 상실 위험에 놓였다고 밝혔다. 또 해당 수치도 과소평가된 것일 수 있다며 만성후각장애 치료 연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팬데믹 이전에도 40세 이상 성인 약 1330만명이 후각기능 급성 혹은 만성 장애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의 영향이 더해지면 공공보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의 72%는 한 달 안에 후각을 되찾았지만 나머지는 후각기능을 상실하거나 회복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감각평가센터 존 헤이즈 박사는 후각 상실은 만성피로나 심장질환 등 코로나19 증상에 비해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냄새를 맡지 못하면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후각은 식생활과 사회적 관계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며 “후각을 잃으면 자기 몸에서 나는 냄새도 맡을 수 없다”고 말했다. 후각을 잃은 사람은 상한 음식을 섭취할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후각이 정상인 사람의 배 이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코로나19 감염자들이 후각을 잃는 과정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하버드대 의대 샌디프 로버트 다타 박사는 “콧속의 후각 관련 지지 세포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일치된 의견”이라며 “냄새를 감지하는 신경세포가 바이러스에 의해 직접 공격받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