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 살려내라”…백신 피해자 유족, 정은경에 항의

입력 2021-11-19 16:24 수정 2021-11-19 16:37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코백회) 회원들이 19일 청주시 하나병원 앞에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을 만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피해자 유족들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을 위해 찾은 병원 앞에서 “자녀의 사망과 백신 접종 간 인과관계를 밝혀달라”면서 거세게 항의했다.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코백회) 회원들이 19일 청주시 하나병원 앞에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을 만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청장은 19일 오전 11시쯤 예방접종 위탁의료기관인 청주시 하나병원을 찾아 코로나19 모더나 백신 부스터샷을 맞았다. 이날 병원 앞 도로에는 코로나19 백신 피해자 가족협의회(코백회)가 나와 정 청장에게 면담을 요구하며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피켓에는 ‘백신 맞아서 살면 다행, 죽으면 인과성 없으니 개죽음’이란 문구가 적혀있었다.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코백회) 회원들이 19일 청주시 하나병원 앞에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차량을 막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정 청장이 백신 접종 후 병원을 빠져나가려 하자 그의 차량 문을 두드리며 “사과하라”, “내 딸 살려내”라고 소리쳤다. 일부는 길에 누워 차량 통행을 막았다. 경찰이 이들을 저지하려고 하자 한 유가족은 “딸이 죽었는데 이 정도의 항의도 못 하냐”며 울분을 토했다.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코백회) 회원들이 19일 청주시 하나병원 앞에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차량을 막고 있다. 연합뉴스.

유족들의 항의가 10분간 이어지자 정 청장은 차량에서 내려 이들과 대화를 나눴다. 정 청장은 유가족에게 가족을 잃은 절박한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언급하면서 질병청에서 만나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 청장은 지난 4월 1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1차 접종했고 같은 달 30일 같은 백신으로 2차 접종을 마쳤다. 기본접종을 완료한 지 약 7개월 만에 추가접종을 한 것이다.

정 청장은 이날 백신 접종 뒤 기자들에게 “추가접종은 면역 증강 효과가 있으므로 감염이나 중증진행을 예방할 수 있고 이에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면서 “특히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 의료기관 종사자, 고위험군의 경우 본격적으로 겨울이 오기 전 추가접종을 꼭 받아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18세 미만, 18~49세 건강한 성인을 빼고는 대부분 다 추가접종 권고를 하고 있다. 일반 성인에 대한 추가접종 시행 여부를 곧 검토할 예정”이라며 “단계적 일상회복을 성공적으로 하고 사망이나 위중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대부분 일반 성인들도 추가접종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