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빵 사 왔다” 솔직 답변… 홍준표식 청년 소통

입력 2021-11-19 16:04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뭐라도 좀 사서 왔느냐’는 질문에 “빵을 사 왔다”고 답한다. “저를 지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려 달라”며 되레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최근 ‘청년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한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의 얘기다.

홍준표 의원이 2030세대를 겨냥한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힘’ 출범을 계기로 청년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자신의 별명인 ‘홍카콜라’처럼 속 시원하고 솔직한 답변을 실시간으로 이어가면서 청년들의 관심과 지지를 얻고 있다.

이같은 홍 의원의 행보에는 신선함을 넘어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숱한 정치인들이 쉼 없이 “청년”이라는 단어를 외치면서도 정작 청년의 목소리를 하나하나 귀 기울여 듣고 원하는 수준의 답변을 내놓는 경우가 많지 않았던 터라 더욱 그럴 것이다.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힘’ 내 '청문홍답' 게시판에는 19일 현재 5200여 개의 질문이 올라와 있다.

홍 의원은 지난 14일 ‘#청년의힘’ 플랫폼 출범 이후 자신 만의 방식으로 청년들과의 본격적인 소통에 나섰다. 지루하고 딱딱한 ‘의원님’ 이미지는 벗어던지고 청년들에게 친근함을 앞세워 다가서고자 ‘준표형’이라는 닉네임도 사용 중이다.

19일 현재 청년들이 홍 의원에게 질문을 던지는 ‘청문홍답(靑問洪答)’ 게시판에는 5200여 개의 글이 올라와 있다. 질문은 다소 장난스럽거나 민감한 사안부터 고민 해결책을 달라는 글까지 다양하다. 홍 의원은 간단명료하면서도 통쾌한 답변으로 청년들의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

홍 의원의 ‘선거대책위원회 합류 여부’는 이날 큰 관심사 중 하나였다. 이준석 대표가 전날 직접 홍 의원의 자택을 찾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더욱 시선이 쏠렸다.

한 청년이 “이준석 대표가 뭐 좀 사가지고 왔나요”라고 묻자 홍 의원은 “빵 사 가지고 왔어요. 진솔한 청년입니다”라고 답했다. “이 대표를 만나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겠다’고 말한 것은 입장 변화인가”라는 물음에는 “백의종군 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선대위 합류설’에 대한 사실 확인 요구에는 “페이크뉴스(가짜뉴스)”라고 받아쳤다. “의원님 왜 이리 독고다이신가요”라는 질문에는 “구태패거리 정치를 안 하니까 그렇다”고 소신껏 답변했다.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힘’ 소개 페이지

홍 의원은 ‘윤석열 후보의 전화를 안 받는 이유’에 대해 “받아본들 할 말이 없어요”라고 답하기도 했다. 윤 후보가 특검 등으로 짊어진 의혹들을 해소했을 경우 선대위에 참여할 가능성에 대해선 “그땐 문제가 다르지요”라며 여지를 남겼다.

그는 ‘주요 정치인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일일이 답변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선 “괜찮은 사람. 소통되는 분”이라고 답했다. 다만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를 두고는 “막가는 인생을 산 사람”이라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선 “겉멋에 취한 사람”이라고 답했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는 “답변 안 함”이라는 댓글을 달아 주목을 받았다.

전날 수능 시험을 봤다는 청년은 “삼수인데 너무 긴장해서 시험 전체를 망쳤다”며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홍 의원은 “9수한 사람도 있습니다. 다시 원점에서 시작하시지요”라고 위로했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19일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힘’ 내 '홍문청답' 게시판에 청년들이 자신을 지지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을 올렸다.

홍 의원은 자신이 청년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홍문청답(洪問靑答)’ 게시판에서도 소통하며 청년들의 생각을 듣고 있다. 특히 “왜 청년들이 저를 지지하는지 답해주세요”라는 그의 물음이 관심을 받았다.

청년들은 이에 대해 “의리남, 거짓 없다, 직설적” “공약, 정책, 실행능력.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모습” “거짓과 위선이 없고 실수와 잘못을 인정” 등의 답변을 내놨다. “남들은 막말이라 하지만 다른 정치인들 답답한 거랑 달리 맞는 말을 솔직하게 본질을 찔러서 해주시는 모습이 너무 좋다”는 답변도 눈에 띄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