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라라랜드’ 만든 엔데버 콘텐트 인수

입력 2021-11-19 15:46
CJ ENM이 글로벌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그룹 엔데버그룹홀딩스(엔데버) 산하 제작 스튜디오인 엔데버 콘텐트를 인수했다. 미국에 글로벌 제작기지를 마련하고 기획·제작 역량은 물론 전세계 콘텐츠 유통 네트워크까지 단숨에 확보한다는 취지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CJ그룹 제공

CJ ENM은 19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엔데버 콘텐트의 경영권을 포함해 지분 약 80%를 7억 7500만 달러(약 9200억원)에 인수키로 의결했다. 남은 지분은 인수 이후 안정적인 사업 운영 및 협력관계 구축을 위해 기존 대주주인 엔데버가 보유키로 했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엔데버는 지난해 기준 약 4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드웨인 존슨, 마크 월버그 등 전세계 최정상급 아티스트 및 스포츠 스타를 비롯해 7000여명의 클라이언트를 보유하고 있다.

엔데버 콘텐트 로고. CJ ENM 제공


엔데버가 2017년 설립한 엔데버 콘텐트는 웰메이드 영화, 방송, 콘텐츠를 제작·유통하는 글로벌 대형 스튜디오다. 유럽, 남미 등 전세계 19개 국가에 글로벌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라라랜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등 영화를 비롯해 영국 BBC 드라마 ‘킬링 이브’와 ‘더 나이트 매니저’ 등 작품성을 인정받은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제작·유통·배급에 참여했다.

이번 인수 계약은 CJ그룹이 문화사업을 시작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글로벌 인수합병이다. CJ ENM은 엔데버 콘텐트를 글로벌 거점으로 삼아 전세계 소비자를 타깃으로 K콘텐츠 확산을 위한 본격 채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CJ그룹은 최근 중기비전을 발표하고 4대 성장엔진 중 컬처 분야에서 글로벌 가속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양사는 내년 1분기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엔데버 콘텐트의 공동 대표인 크리스 라이스와 그레이엄 테일러 등 주요 경영진 및 핵심 인력은 그대로 유지된다.

CJ ENM 로고. CJ ENM 제공


엔데버 공동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아리엘 에마누엘은 “우리는 아티스트들이 창작의 자유와 오너십을 바탕으로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스튜디오를 지향해왔다”며 “이미경 CJ그룹 부회장과 오랜 시간 쌓아온 신뢰로 CJ ENM이 엔데버 콘텐트의 이러한 가치를 지속시키는 한편 글로벌로 성장시킬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강호성 CJ ENM 대표는 “미국, 유럽을 거점으로 빠르게 성장 중인 엔데버 콘텐트의 기획·제작 역량과 CJ ENM의 K콘텐츠 제작 노하우, 성공 IP가 결합해 최고의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동서양 문화권을 포괄하는 초격차 글로벌 메이저 스튜디오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강호성 CJ ENM 대표이사. CJ ENM 제공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