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뒷담] SK 변호 로펌 변호사 제척됐지만… 히든 플레이어는 공정위 OB?

입력 2021-11-18 17:20 수정 2021-11-18 18:55

공정거래위원회가 다음 달 15일 전원회의를 열고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고발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SK실트론 인수 관련 사익편취 사건은 최 회장 본인이 직접 심판정에 서는 ‘정면돌파’ 전략을 택했을 정도로 첨예하다.

이번 공정위 전원회의 고발 결정의 주요 변수는 조성욱 공정위원장을 포함한 9명의 전원위원 중 4명이 제척 등 사유로 최소 의결 정족수인 5명만 참석한다는 것이다. 이중 비상임위원인 김동아 변호사는 본인이 속한 법무법인 지평이 SK 사건의 변론을 맡았기 때문에 제척됐다.

비록 김 변호사는 제척됐지만, 지평의 ‘히든 플레이어’는 따로 있다. 올해 초 지평에 고문으로 간 김성하 전 상임위원이다. 김 전 상임위원은 공정위 OB(올드보이)로서, 공정위 공무원들을 활발히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고문은 행시 31회 출신으로 공정위 대변인 등을 역임했다.

공정위 공무원들은 김 고문의 노력(?)을 인정하고는 있지만 그의 활동이 사건에 영향을 미치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공정위 한 고위 공무원은 “김 고문의 현직 접촉은 공정위 OB가 법무법인 고문으로 갈 때 요구되는 통상적인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며 “본인도 절차 관련 문의만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전원회의에 참석하는 5명 전원위원 중 딱 1명만 반대해도 고발이 이뤄지지 않게 되는 점에 주목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같은 상황은 SK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임위원 재직 시절 전관들과 가깝게 지냈던 김 고문의 과거 이력도 회자된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는 2016년 공정위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주심이었던 김 고문이 사건 처리 전 SK케미칼·애경산업·이마트 측 임직원·법률대리인과 SK하이닉스에 재취업한 공정위 전관을 차례로 만난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