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 에콰도르 만타공항 ‘갈라파고스 제3 관문’으로 키운다

입력 2021-11-19 09:00
에콰도르 만타공항의 전경. 한국공항공사 제공

에콰도르 만타공항이 한국공항공사의 손을 거쳐 갈라파고스 제도의 ‘제3의 관문’으로 떠오른다. 사실상 국내선 전용공항인 만타공항을 진정한 국제공항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한국공항공사는 19일 만타공항 운영권 사업 관련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한국공항공사 협상단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만타공항을 직접 찾았다. 최종계약을 앞둔 마무리 협상을 위해서다. 코로나19 때문에 화상으로만 진행하던 협상에 속도를 높이려는 의도도 있다.

에콰도르 최대 항구도시이자 참치 생산지인 만타는 북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세계문화유산 ‘갈라파고스 제도’와 인접한 휴양도시다. 한국공항공사는 북미 관광객들의 높은 여행 수요, 항구도시라는 장점 등 관광·문화·교통 인프라를 고려했을 때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은 도시라고 판단한다. 만타공항을 규모에 걸맞은 국제공항으로 키우는 게 목표다.

만타공항은 2016년 규모 7.8 지진으로 관제탑이 무너지는 등 큰 피해를 입고 재건축됐다. 이때 공항 규모가 확대됐다. 현재 만타공항에선 에콰도르 수도 키토로 이동하는 노선 하나만 운영하고 있다.

갈라파고스 제도로의 노선을 운항 중인 키토공항이나 과야킬공항보다 갈라파고스 제도까지의 거리가 가까운데도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공항공사는 갈라파고스~만타~마이애미를 잇는 신규노선 등을 개설할 예정이다.

손창완 사장이 2019년 에콰도르 만타공항 건설현장에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던 모습. 공항사진기자단

만타공항 운영권 사업은 2019년 5월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가 에콰도르 순방 때 공식 제안했다. 지난 4월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전 대통령이 만타공항을 한국공항공사에 위임하는 대통령 행정명령을 승인했다. 5월 출범한 에콰도르 신정부 역시 한국공항공사에 공항 운영을 위임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본격적 협상이 시작됐다. 이번 협상단 방문을 계기로 속도가 붙으면 내년 초쯤 최종계약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국공항공사의 15번째 공항이 중남미에 진출하게 된다.

한국공항공사는 100% 지분투자를 통해 내년부터 2051년까지 30년 간 만타공항을 운영한다. 사업 규모는 5400억원이다. 미래기술을 접목한 스마트공항 기술력과 공항운영 효율성으로 대표되는 ‘K-공항’ 노하우를 수출하는 것이다.

손창완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이번 만타공항 운영권 사업을 수주하면 그간 글로벌 공항 운영사들이 선점해오던 중남미 공항운영권 시장에 대한민국 기업이 최초로 진입하는 것”이라며 “K-공항을 전 세계로 실현해 나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키토(에콰도르)=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