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테니스 선수가 중국 고위 관리로부터 성폭행당한 의혹을 폭로한 이후 행방불명됐다. 그녀의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중국 관영매체는 펑솨이가 보낸 이메일을 공개하고, 그녀가 안전한 상태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메일 진위 여부까지 논란이 되면서 펑솨이 행방을 둘러싼 의혹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중국 관영매체 CGTN은 지난 17일(현지시간) 펑솨이의 이메일을 스티브 사이먼 세계여자테니스협회(WTA)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펑솨이가 썼다는 이메일에는 “나는 실종된 것이 아니고 단지 집에서 쉬고 있을 뿐이다. 안전하지 못하다는 소문들도 모두 사실이 아니며 내가 성폭행당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BBC와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스티브 사이먼 회장은 현재 펑솨이와 연락이 닿지 않고 해당 메일도 실제 그녀가 썼는지 믿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이먼 회장은 “CGTN의 이메일 공개는 펑솨이의 안전과 행방에 대한 우려만 증폭시킬 뿐이다. 지금 세계는 그가 안전하다는 독립적이고 검증 가능한 증거가 필요하다. 펑솨이가 (전 부총리에게) 성폭행당했다는 의혹은 완전히 투명하고 검열받지 않은 상태에서 조사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드레아 가우덴지 프로테니스협회(ATP) 회장은 “우리는 펑솨이 성폭행 혐의에 대한 완전하고 공정하며 투명한 조사를 요구하는 세계여자테니스협회(WTA)의 요구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렇듯 펑솨이의 편지가 공개된 이후 오히려 펑솨이의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날 일본의 테니스 스타 오사카 나오미도 ‘펑솨이는 어디 있는가’(#WhrerIsPengShuai)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최근 펑솨이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이후 실종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검열을 받아들여선 안 된다. 펑솨이와 그녀의 가족이 무사하길 바란다’는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펑솨이는 지난 2일 자신의 웨이보에 장가오리(75) 국무원 전 부총리에게 성폭행당했고, 그가 퇴임한 이후에도 수차례 관계를 가졌다는 글을 게시했다. 해당 글은 1시간 30분 만에 삭제됐고 이후 펑솨이는 외부인과의 연락이 끊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박채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