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 한국전시 요청에…佛 “압류 우려 없으면 검토”

입력 2021-11-18 11:51 수정 2021-11-18 14:09
직지심체요절 원본. 국민일보DB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프랑스 정부에 직지심체요절(이하 직지)의 한국 전시를 요청했다. 프랑스 측은 압류 우려가 없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답변했다.

황 장관은 로즐린 바슐로 프랑스 문화부 장관과 만나 이 같은 대화를 나눴다고 17일 진행된 특파원 간담회에서 밝혔다.

황 장관은 지난 15일 오전 프랑스 문화부에서 바슐로 장관과 양국 간 문화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황 장관은 그 자리에서 직지 이야기를 꺼내며 한국에 대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5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 문화부에서 로즐린 바슐로(Roselyne Bachelot) 프랑스 문화부 장관을 만나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슐로 장관은 직지가 한국에 도착한 뒤 압류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러자 황 장관은 “그런 일이 없도록 정부 차원에서 보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바슐로 장관은 적극 검토해보겠다며 “직지를 보관하고 있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실무 협의를 요청해 달라”고 답했다.

앞서 한국 청주시는 프랑스 국립도서관 측에 직지 대여를 여러 차례 요청했다. 하지만 한국법에 ‘압류 면제 조항’(외국에 있는 우리 문화재가 국내에 잠시 들어왔을 때 압류나 몰수 조치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성사된 적은 없다.

고려 말인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발간된 직지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으로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초대 주한 프랑스공사로 부임한 콜랭 드 플랑시가 1880년대 말~1890년대 초 국내에서 직지를 구매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911년 직지를 포함한 플랑시의 소장품들이 파리 경매장에 나왔고 이를 골동품 수집가 앙리 베베르가 구매했다. 베베르는 1952년 직지를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기증했다.

직지는 약탈되거나 도난된 문화재가 아니기 때문에 한국이 환수에 나설 명분이 없는 상황이다.

김미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