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공식 SNS 계정에 “국민의힘은 이제 진중권 전 교수를 받아 달라”는 내용의 이미지를 게시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SNS를 본 누리꾼들도 “민주당이 이상해졌다”며 공당으로서 부적절한 대응 태도 아니냐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17일 페이스북에 민주당 공식 SNS를 캡처한 사진을 첨부하면서 “이거 실화냐”라고 적었다. 해당 사진은 민주당이 지난 16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이미지다. 전용기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이 16일 서면 브리핑에서 발언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전 대변인은 해당 서면 브리핑에서 ‘이준석 대표가 부동산 투기 의혹 엄격히 처리하면 나부터 지지하겠다’ ‘윤석열 ‘반듯이’ 가지고 생트집 유치해서 못 봐주겠다’ ‘(기울어진 운동장) 그 조건은 윤석열 후보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더 심하게 당한 건 윤 후보’ ‘(윤석열 후보) 장모 문건은 영양가 없는 거다. 내용도 특별할 게 없고, 외려 사후 공작의 정황을 뒷받침해 줄 뿐이다’ 등 진 전 교수의 과거 발언을 열거했다. 그리고 이를 근거로 봤을 때 진 전 교수는 “보수 논객”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전 대변인은 “이준석 대표는 이런 발언을 한 사람을 중립지대 인사로 규정했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윤석열 후보 옹호자, 많이 넓혀 봐도 보수 지지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윤 후보 등 보수 쪽에는 자신의 가족 일처럼 대변하는 논리를 펼치고, 반대로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는 특유의 독설을 더욱더 강하게 퍼붓는 이분을 단순히 중립지대의 신랄한 평론가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 시대도 아니고 ‘보수 논객’을 왜 ‘보수 논객’이라고 부르지 못하는지 모르겠다”며 “자기편을 도우려는 의도는 알겠지만, 사과를 보셨으면 사과라고 해야지 배라고 하시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글을 올린 민주당 인스타그램에는 “이걸 직접 당에서 만든 거냐”, “너무 유치해서 할 말이 없다” 등의 비판 댓글이 여럿 달렸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진 전 교수의 페이스북 게시글에 댓글을 달았다. 강 대표는 “이번에 민주당 정말 이상하다. 뭘 잘못했다 비판하는 것도 아니고 ‘쟤 보수다’하면 뭐 어쩌라는 건지. 남의 당한테 왜 누굴 영입해라 말라 간섭인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특히 당이 나서서 개인을 상대로 뭐 하는 행위인지 모르겠다”고 일침을 놓았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