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방송인 김어준씨와 가벼운 신경전을 벌였다.
이 대표는 18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했다. 이 자리에서 진행자인 김씨가 “오늘은 이만큼만 하고, 앞으로 자주 모셔야 할 것 같은데”라고 말하자 이 대표는 “안 나올 거예요”라고 답했다.
김씨가 너털웃음을 치며 “자주 모셔야 할 것 같은데”라고 재차 말했지만 이 대표는 다시 “안 나올 거예요”라고 답했다.
김씨는 방송을 마무리하면서 “오늘 여기까지 하고, (이 대표가) 여러 언론에 평균적으로 출연하시니까 한 2주에 1번 정도는 저희가 모시고 싶다”고 거듭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가볍게 웃으며 “전 싫어요”라고 응수했다.
이 대표의 이 같은 태도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둘러싼 정치 편향 논란을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4월 “여권의 언론 개혁은 사실상 ‘어준 수호’다. ‘김어준 못 잃어, 민주주의 못 잃어, 대한민국 못 잃어’ 수준의 신격화”라고 비판했다.
이날 이 대표는 대선과 관련한 당내 현안에 대해 생각을 밝혔다. 이 대표는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영입설에 대해 “냉정하게 지적하면 진영을 넘어오는 분들 같은 경우 통합이라는 아주 훌륭한 목표를 위해 오셨겠지만, 보통은 넘어온 진영에서 기반이 약하기 때문에 오셔서 굉장히 누군가를 맹종하는 성향으로 발전하기 쉽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전했다.
이 대표는 또 “예전에도 보면 박근혜 대통령 대선 나갔을 때 호남 지역 확장을 위해서 과거 DJ와 함께했던 인사들이 들어오셨다. 그런데 이분들은 결국에는 한 두세 달쯤 있다 본인들의 그런 확장성의 영역의 장점을 상당히 상실할 수 있을 정도로 친박이 돼버렸다”고 꼬집었다.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영입과 관련해서 이 대표는 “김병준 전 위원장이 사실 김종인 전 위원장한테 굉장히 세게 들이받은 그런 인터뷰들도 있고, 그분 개인이 노력해서 풀어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김병준 전 위원장이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개인적으로 사과하면 풀릴 일이냐’고 묻자 그는 “우선 그런 모양새를 취하면 좀 나아질 수 있는 것이 사실 둘 간에 위계를 지금 다투는 상황”이라며 “승부사로서 어쨌든 네임밸류라는 건 현격히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선 일정 부분 인정했다. 이 대표는 “사실 명단이라는 게 민주당 선대위도 1차·2차·3차 이렇게 발표되지만,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으면 1차 정도는 나올 타이밍이 지난 거다”라며 “아마 그 1차의 마지막 고리를 푸는데 좀 난항이 있는 것이 아니냐”고 전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