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친노무현계) 원로로 꼽히는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씨 외출 오보와 관련해 “(언론사를) 골탕 먹이려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유 전 총장은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오히려 장난을 친 것 같더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인터넷 매체 더팩트는 지난 15일 오후 검은 망토, 마스크, 선글라스, 모자로 전신을 가린 한 여성의 사진과 함께 김씨가 낙상사고 후 처음 외출하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관련 사진이 보도된 후 온라인 공간에서는 사진 속 인물이 ‘다스베이더’를 연상케 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후 이 후보 측은 해당 보도가 ‘가짜뉴스’라면서 김씨는 사진 속 다른 여성이라고 밝혔었다. 해당 언론사는 차량 4대 기자 5명을 동원해 김씨를 따라붙었고 김씨 측은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경찰도 ‘스토킹’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며 기자들에게 경고 조치를 했다.
유 전 총장은 “‘올블랙’ 의상은 그쪽에서도 잘한 것 같지는 않은데 하도 (언론사가) 달라붙어서 하니까 걔네들 골탕 먹이려고 이쪽에서 오히려 장난을 친 것 같더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당 관계자한테 들으신 것이냐”고 묻자 유 전 총장은 “네”라고 답했다.
유 전 총장은 이어 “왜 그러냐고 그랬더니 하도 (기자들이) 달라붙어서 한번 골탕 좀 먹이려고 그랬다더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그것은 잘한 거라고 보시지는 않는 것이냐”고 물으니 유 전 총장은 “그러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유 전 총장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 내부에서는 사실이 아닌데 유 전 총장이 왜 그런 취지로 발언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왔다.
앞서 더팩트는 16일 이 후보 측이 김씨는 사진 속 다른 여성이라고 지목하자 사과와 함께 정정보도를 냈다. 다만 더팩트는 “민주당 주장처럼 오보를 통해 왜곡된 이미지를 확산시키는 등 선거에 개입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취재 당시 검은 망토 여성에 대한 사정을 설명하거나 사진 속에서 김씨를 특정해줬다면 정확한 보도를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절차가 없었음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