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던 이웃 일가족에게 흉기를 휘둘러 상해를 입힌 40대 남성이 구속됐다.
범행 당시 출동해 피해자들과 함께 있던 경찰관 1명이 지원 요청을 이유로 현장을 벗어났다는 점에서 경찰 대응과 관련한 논란도 일고 있다.
인천 논현경찰서는 17일 살인미수 및 특수상해 혐의로 A씨(48)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날 진행된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법원은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지난 15일 오후 4시50분쯤 인천시 남동구 한 빌라에서 50대 B씨 부부와 20대 딸 등 일가족 3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중 B씨의 아내는 목 부위를 흉기에 찔려 아직도 의식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와 딸도 얼굴과 손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2∼3개월 전 이 빌라 4층으로 이사를 왔으며 아래층인 3층에 사는 B씨 가족과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었다. 그는 당일 낮 B씨 가족의 집에 찾아가 소란을 피우다가 경찰로부터 경범죄처벌법상 불안감 조성 혐의로 출석 통보를 받고도 재차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에서 “아래층에서 소리가 들리고 시끄러워서 항의했고 평소 감정이 좋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는 이날 영장심사가 열리기 전에 ‘피해자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두 차례 “죄송하다”고 말했다.
A씨는 범행 당시 자택이 있는 4층으로 분리 조치됐지만,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가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B씨의 아내, 딸과 함께 있던 경찰은 지원 요청을 이유로 현장을 벗어나 1층으로 뛰어 내려갔다.
당시 B씨는 다른 경찰관과 빌라 1층에서 대화를 주고받던 중 소란이 일자 곧바로 3층으로 올라가 A씨와 몸싸움을 벌였다. 두 경찰관은 그러나 빌라 공동 현관문이 열리지 않아 뒤늦게 현장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 가족은 경찰관이 범행 현장을 벗어난 탓에 피해가 커졌다며 경찰 대응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빌라를 관리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이 같은 상황을 입증할 CCTV 영상 공개를 요청했다.
인천경찰청 감찰부서와 112상황실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의 사건 대응이 적절했는지 합동조사를 진행 중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