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남편이 이상증세를 보이다 26일 만에 사망했다는 아내의 청원이 올라왔다.
17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에는 “화이자 백신 접종 후 ‘며칠 쉬다 갈게’ 하고는 별이 된 남편”이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대구에 사는 네 아이 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인은 “남편은 5년 전 담낭암 2기로 수술했고 기저질환이 있어 백신 접종을 하지 않으려고 했으나, 직업이 피아노 운반을 하는 사람이라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가정방문을 해야 하기에 백신을 접종했다”고 운을 뗐다.
청원인에 따르면 그의 남편은 지난 8월 14일 동네 소아과병원에서 화이자 백신 1차를 맞았고, 별다른 이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한 달여 뒤인 9월 18일 2차 백신을 접종했다.
하지만 2차 접종 다음 날부터 다리 부종과 흉통, 관절 통증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 지난달 4일 백신을 맞은 병원을 다시 찾아 증상을 알리니 백신 부작용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사 소견을 받았고, 이후 지난달 7일 대학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청원인은 “남편은 혓바닥 헌 거 빼고는 멀쩡했었다. (그런데) 오른쪽 가슴 쪽이 통증이 있더니 늑막염이 생겼다”며 “(병원에서는) 항생제가 잘 듣는 균이니까 걱정은 하지 말라고, 열은 없어서 피곤해서 그럴 거라고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발음이 안될 정도로 더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달 13일부터는 체력이 더 떨어져 휠체어를 타고 산소 콧줄을 꽂았다. 14일 오전부터는 체력이 완전히 떨어져 겨우 화장실만 휠체어로 다녔고, 식사는 전혀 못하고 물만 마셨다. 이날 중환자실로 옮겨졌다”면서 “중환자실은 면회가 안 되니 ‘며칠 뒤에 보자. 진료 잘 받고 나와. 고생해’라고 말을 했고 남편은 ‘며칠 쉬다 갈게’라는 말을 주고받은 게 마지막 인사였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담당 의사가 남편이 심정지가 왔다는 말을 했다”며 “1시간 만에 폐가 다 녹아 폐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면서 “담당 의사도 울면서 어떻게 이리 진행이 빠르냐며, 강한 항생제와 약을 갖다 놓고 한번 써보지도 못했다고. 너무 죄송하다고, 울면서 설명을 해줬다. 없던 급성 폐렴에 간경화 말기까지 왔다고 했다”고 전했다.
청원인의 남편은 결국 같은 날 저녁 8시 사망 선고를 받았다. 청원인은 “1시간 만에 폐가 다 녹아 제 기능을 못하는 게 백신 부작용이 아니면 뭐냐”면서 “국가는 기저 질환자한테 백신 접종이 이득이 더 크다고 했고, 다른 사람을 위해서라도 접종을 하라고 했다. 이상반응이나 부작용이 생기면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진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사람이 죽어 나가니 기저질환 때문이라고 모른 척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인과성을 밝히는 건 힘없는 우리 가족으로서는 ‘바위에 계란 치기’”라며 “기저질환 때문에 보험에 가입된 것이 없고 자영업자라 산재 보험도 안 된다. 이런 상황에 국가가 책임지지 않으면 남은 가족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나라에서 책임져 달라”고 호소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