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과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간 오간 문자메시지를 확보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정 부실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책임을 주장한 황 전 사장을 향해 “매우 당황스럽다”며 항의했고, 이에 황 전 사장은 “변명이라도 해보라”고 응수했다. 검찰은 황 전 사장이 유한기 전 공사 개발본부장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도 확보했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차장검사)은 최근 황 전 사장에게서 그와 정 부실장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화면 형식으로 임의제출 받았다. 검찰은 한 차례 황 전 사장에게 휴대전화 임의제출을 요구했지만, 황 전 사장이 거절했다. 이후 개별 연락을 취해 해당 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일보가 확인한 메시지를 보면 정 부실장은 지난달 25일 새벽 “저에게 어떤 억하심정이 있어서 이렇게 가혹하게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황 전 사장에게 보냈다. 당일은 황 전 사장에 대한 사임 압박 정황이 담긴 2015년 2월 6일 녹취록이 언론에 보도된 이튿날이었다. 해당 녹취록에서 유 전 본부장은 ‘정 실장’과 ‘시장님 명’이라는 말을 여러 번 언급했다.
이어 정 부실장은 “사장님께 저는 함부로 대한 적도 없거니와 사장님의 시의회 스트레스 여타 유동규 본부장에 대한 하소연도 잘 경청하며 따스한 말씀 드린 기억밖에 없습니다”라며 “제가 구체적 사안이나 황 (전) 사장님의 퇴직 문제에 전혀 개입하지 않은 걸 아시는 분이 왜 언론 인터뷰로 이렇게 곤란하게 하는지 매우 당황스럽습니다”라고 적었다.
황 전 사장은 해당 메시지에 즉각 답하지는 않았으나, 지난 9일 오전 “제가 뭘 아는가요? 유한기가 다 말하고 있잖아요. 유동규, 정진상 실장님, 이재명 시장님이라고요. 무슨 변명이라도 해 보시지요”라고 답신했다. 이후 정 부실장은 회신이 없었다고 한다.
검찰은 황 전 사장이 유 전 본부장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도 임의제출 형식으로 확보했다. 앞서 황 전 사장은 유 전 본부장에게 자신에 대한 사장 사퇴 압박과 대장동 사업 설계가 이 후보의 ‘지침’ 때문이 아니었느냐는 내용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지만, 유 전 본부장은 메시지를 읽은 후 해당 방을 삭제했다(국민일보 11월 7일자 1면 참조).
검찰의 문자메시지 확보는 황 전 사장이 2015년 2월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 직전 사임 압박을 받은 일과 관련한 수사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후보와 정 부실장, 유동규 전 공사 기획본부장 등은 직권남용 및 강요죄로 고발됐고, 사건은 지난달 26일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에 배당됐다. 정 부실장은 지난 9월 29일 유동규 전 본부장 주거지 압수수색 직전 유동규 전 본부장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유동규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마쳤으며, 곧 검찰과 자료를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