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산불 피해를 입은 터키를 위해 지난 8월 한국에서 기부한 묘목으로 ‘우정의 숲’이 조성된다.
주터키 한국대사관과 터키 환경단체연대협회(CEKUD), 터키 산림청은 18일(현지시간) 산불 피해를 입은 지역인 터키 남부 안탈리아에서 ‘한·터 우정의 숲’ 조성 기념식을 연다고 밝혔다.
우정의 숲을 조성하는 데 사용된 묘목 13만 그루는 터키의 산불 피해 극복을 염원하며 한국에서 보낸 성금으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터키에 대규모 산불이 발생하자 당시 한국에서는 국내 배구 팬을 중심으로 묘목 기부 운동이 벌어졌다. 이 같은 묘목 기부 운동은 지난 8월 4일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8강전 한국 대 터키 경기를 계기로 시작됐다.
한국은 해당 경기에서 터키를 세트스코어 3대 2로 꺾고 9년 만에 올림픽 여자배구 4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는데, 8강 경기가 끝난 직후 터키 선수들은 경기장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터키 여자배구 대표팀은 터키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힘들어하는 터키 국민들을 위해 올림픽 메달을 따 돌아가겠다고 다짐했지만, 한국과의 경기에서 패배하며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한 것이다.
터키 여자배구팀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국내 배구 팬들은 터키에 ‘김연경’ 혹은 ‘팀코리아’ 등의 이름으로 기부하자는 묘목 기부 릴레이를 시작했다.
대표팀 주장을 맡은 김연경은 터키의 페네르바흐체, 엑자시바시 등 터키 배구팀에서 오랜 기간 활약했다. 8강전 상대였던 터키의 주장 에다 에르뎀(34)은 김연경과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같은 팀으로 뛰는 등 각별한 인연이 있기도 했다.
한국 팬들의 기부에 터키 환경단체연대협회는 홈페이지에 한글로 적힌 감사의 글을 게재했다.
김연경도 팬들의 기부에 감동하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또 이번 ‘우정의 숲’ 조성 기념식에도 메시지를 보내 터키의 산불 피해 극복 노력을 응원하고 우정의 숲 조성을 축하하기로 했다.
지난 8월 주터키 한국대사관을 방문해 감사장을 전달한 에윱 데빅 CEKUD 회장은 “개인 차원에서 이런 대규모 기부 활동이 이뤄진 전례가 없으며 모든 터키 국민이 굉장히 감동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