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효과 감소 영향 등으로 위중증 환자 500명, 신규 확진자 3000명 선이 한날 무너지자 방역 당국이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한 달씩 앞당기기로 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속도를 조절할 지표 체계도 정비했다. 새 체계상 중환자실 가동률이 75%를 넘으면 비상계획 발동 논의에 돌입한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60세 이상 고령층과 요양병원·시설 이용자 등의 추가 접종을 기본 접종 후 4개월이 되는 날부터 시행한다고 17일 밝혔다. 50대 연령층과 군경 등 우선접종 직업군의 접종 간격은 5개월로 조정됐다. 종전까진 각각 5개월과 6개월 간격이었다. 이번 결정으로 당초 계획보다 819만명 많은 1378만4000명이 연내 추가 접종을 받는다.
추가 접종을 서두른 주요 배경으론 시간이 흐를수록 급격히 떨어지는 백신 효과가 꼽힌다. 여기에 델타 변이 유행과 추워지는 날씨, 단계적 일상회복도 한몫했다. 방역 당국이 20~59세의 백신 접종 후 중화항체가를 분석한 결과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 능력은 기본 바이러스 대비 2~4배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522명으로 집계 이래 첫 500명을 넘겼다. 신규 확진자도 역대 두 번째 많은 3187명이 나왔다. 다만 정부는 아직 비상계획을 발동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확보된 중환자 병상 규모를 고려할 때 하루 확진 5000명까진 감당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방역 당국은 앞으로 매주 코로나19 위험도를 평가해 ‘매우 낮음’에서 ‘매우 높음’까지 5단계로 분류하기로 했다. 평가에는 의료대응과 유행 현황, 백신 접종 3개 분야 17개 지표가 쓰인다. 개중 핵심 지표는 ▲중환자실 가동률 ▲병상 수 대비 확진 비율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 수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 ▲60세 이상 및 고위험군 추가접종률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주(7~13일) 기준으로 전국은 ‘낮음’, 수도권은 ‘중간’, 비수도권은 ‘매우 낮음’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현행 일상회복 조치 수위가 적절한지는 4주에 한 번 실시하는 단계평가에서 진단한다. 다만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면 중간에라도 긴급 평가에 나서 비상계획 발동 여부 등을 검토한다. ▲중환자실 병상가동률 75% 이상 ▲주간평가 위험도 매우 높음 ▲단계평가 위험도 높음 이상 ▲그 외 비상계획 검토가 필요한 경우에 긴급 평가가 열린다. 필요에 따라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분리해 어느 한쪽의 방역만 강화하는 조치도 검토될 수 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