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다음 달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에 참석해 SK실트론 인수 관련 사익편취 의혹을 직접 소명한다. 당사자가 반드시 나오지 않아도 되는 공정위 심판정에 대기업 총수가 직접 참석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최 회장은 주변 참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직접 출석 의사를 고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공정위에 따르면 최 회장은 다음 달 15일로 예정된 공정위 전원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당초 SK실트론 사건 전원회의는 다음 달 8일 열릴 계획이었지만, 최 회장 측에서 해외출장 등의 이유로 출석을 위한 일정 조율을 요청했고, 공정위는 반론권 보장 차원에서 이를 허용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8월 말 SK가 SK실트론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 격)를 발송했다. SK는 2017년 1월 LG로부터 실트론 지분 51%를 인수했고 같은 해 4월 나머지 지분 49% 중 19.6%를 추가로 확보했다. 이후 최 회장이 우리은행 등 채권단이 가진 나머지 29.4%를 사들이자 SK는 싼 가격에 지분 매입할 기회를 최 회장에게 넘겼다는 혐의를 받았다.
지분 취득 당사자인 최 회장은 자신과 회사의 행위에 위법성이 없음을 진정성 있게 설명하는 등 ‘정면돌파’가 낫다는 판단에서 전원회의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참석하는 이번 전원회의에는 9명의 전원위원 중 4명이 제척 등의 사유로 빠지게 됐다. 최소 의결 정족수가 5명이기 때문에 출석위원 전원이 동의해야 최 회장에 대한 고발이 이뤄진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