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456억 혼자 받을래 나눌래” 청년들의 대답은

입력 2021-11-17 17:18 수정 2021-11-17 18:39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내가 ‘오징어게임’에 참여했다면 혼자 승자가 돼 456억원을 받는 쪽을 선택할까 아니면 다른 사람들과 상금을 공평하게 나눌까. 청년들에게 물었더니 4명 중 3명은 456명이 모두 생존해 1억원을 나누는 쪽을 선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재단법인 청년재단은 창립 6주년을 맞아 청년 회원 6036명(만 19~35세)을 대상으로 ‘청년의 행복과 사회인식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17일 밝혔다.

설문조사에서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룰에 빗대 ‘나 혼자 생존하고 456억원을 받기’와 ‘456명이 생존하고 모두 1억원을 받기’ 두 가지 문항을 선택하게 했다. 조사 결과 나 혼자 생존은 24.87%가 모두 함께 나누기는 75.13%가 선택했다. 더 많은 청년들이 다른 사람들이 죽는 대신 많은 돈을 차지하는 것보다는 다 같이 살아남아 상금을 나누는 공존을 선택한 것이다.

청년재단은 이밖에 복지 및 증세 문제 등도 물었다. 일시적인 대량 금전 지원과 지속적인 최소한의 사회안전망 중 하나를 고르게 하는 문항에서는 71.2%가 지속적인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을 선택했다.

이어 ‘재벌의 부 축적 및 자녀대물림 인정’ 또는 ‘증세로 서민·중산층을 위한 두터운 지원 필요’ 중 묻는 질문에는 69.1%가 후자(증세를 통한 지원)를 선택했다.

청년재단은 “최근 청년세대를 둘러싼 여론이 투자 열풍, 공정에 대한 집착, 경쟁지향주의 등으로 부각돼 온 측면이 있다”며 “이번 조사 결과는 게임의 룰을 바꿀 경우 청년들이 독식이 아닌 공존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분석했다.

최근 대선 후보들이 내건 공약 관련 선호도 조사에서는 저렴한 주택 공급이 48%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최근 집값 상승과 관련한 청년층의 불안 심리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국민연금 개혁으로 지속가능한 재원확보(22%) 소득기준·노동 여부 상관없이 평생 기본소득 지급(12%)이 뒤를 이었다.

부동산 관련 문항에서는 부동산 대출 완화로 자유롭게 자산구입(60.6%)이 부동산 강력 규제로 세입자 숨통 틔우기(39.4%)보다 높게 나타났다.

청년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에 대한 질문에는 일자리로 인한 불확실한 미래(33.7%), 극심한 경쟁으로 인한 ‘나다움’ 상실(32.8%) 등이 꼽혔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