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엄마 찾겠다” 카타르 공항 알몸수색 당한 여성들 소송

입력 2021-11-17 16:57
지난해 11월7일(현지시간) 카타르 항공 비행기가 미국 필라델피아 국제 공항에 가까워지고 있다. AP뉴시스

지난해 카타르 공항에서 쓰레기통에 버려진 아기의 부모를 확인하겠다며 실시한 강제 알몸 수색에 대해 수색을 당했던 호주 여성들이 카타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시드니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데미안 스터제이커는 지난해 10월 카타르 도하 공항에서 알몸 수색을 당했던 호주 여성 7명이 곧 카타르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스터제이커는 “30대 초반에서 50대 후반에 이르는 여성들이 몇 주 안에 뉴사우스웨일즈 주 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 여성들이 원하는 보상금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소송 담당 변호사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현재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불안증세를 보이는 등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0월 초 카타르 도하의 하마드공항 화장실 쓰레기통에서 신생아가 발견되면서 시작했다.

카타르 당국은 신생아가 백인으로 판단됐다는 이유로, 친모를 찾겠다며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행 항공편 등 일부 백인 여성 승객들을 내리게 한 뒤 이들을 상대로 알몸 수색을 벌였다.

당시 여성 승객들은 활주로에 있는 구급차로 가 속옷을 벗은 뒤 검사를 받았다. 영국·호주·뉴질랜드 여성들이 조사를 받았으며, 이중 호주 여성들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알려졌다.

해당 사건은 오스트레일리아 외교부가 카타르 정부에 유감을 표명하고, 카타르 부총리가 공식 사과하는 등 외교적 문제로 비화하기도 했다.

카타르 당국이 한 달여간 수사를 벌인 끝에 당시 발견된 신생아는 아시아 여성이 출산한 뒤 버려졌으며, 아버지 역시 아시아 국가 출신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