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출범한 첫해, 사기범죄 특별단속을 실시해 10만건이 넘는 사건에서 사기범 5만여명을 검거했다. 특히 전화금융사기의 경우 이전에는 계좌 이체형 피해가 많았는데, 올해는 직접 만나 현금을 가로채는 대면편취형 피해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올해 8개월에 걸쳐 사기범죄 특별단속을 실시한 결과 총 11만2792건을 적발해 사기 피의자 5만6316명을 검거했다고 17일 밝혔다. 전화금융사기, 취업사기와 같은 생활사기, 사이버사기 등이 주요 단속 대상이었다.
전화금융사기는 총 2만487건에서 1만9634명을 검거했다. 피해자가 계좌 이체를 통해 돈을 건넨 피해 발생 건수는 3078건으로 지난해 9921건에 비해 69%나 대폭 감소했다. 대신 직접 만나 현금을 가로채는 대면편취형 피해가 1만9630건으로 지난해 1만1044건에 비해 77.7%나 크게 늘어났다. 경찰은 대포통장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계좌이체 대신 ‘대포폰’을 활용한 대면 피싱 사기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찰의 특별단속 결과 전화금융사기 피해 발생 건수는 지난 3월 4017건에서 지난달에는 1881건으로 크게 감소했다. 대포폰과 같은 범행수단 단속 등의 검거 활동 성과가 나타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또 통신사와 협업해 범죄에 이용된 전화번호 16만 회선을 중지시켰고, 금융기관과 협력해 고액의 현금을 인출하는 경우 112 신고를 받았다. 경찰 자체 집계 결과 금융기관 신고 2977건이 접수됐고 607억원의 피해를 예방했다.
또 경찰은 각 시도 경찰청에 설치된 사이버경제범죄수사팀을 중심으로 사이버 분야의 사기와 금융범죄에 대해서도 집중적인 단속을 벌여 8만8594건에서 2만2407명을 검거했다. ‘온라인 직거래 사기’가 사이버 사기 분야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서민 경제의 근간을 위협하는 사기범죄 피해를 근절하기 위해 계속해서 경찰의 수사역량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겠다”며 “전문수사체제를 더욱 확대하고, 근본적인 피해 예방을 위해 관련 법령 개정 등 제도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