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가상화폐) 지지자인 일론 머스크(50·남아프리카공화국)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정작 보유한 종목은 비트코인·이더리움·도지코인의 세 종류뿐이라고 미국 일간 USA투데이가 17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시바견을 캐릭터로 앞세워 도지코인을 모방한 시바이누는 머스크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신문은 “머스크가 트위터에 시바견 사진을 올릴 때마다 가상화폐 시바이누 가격도 상승한다. 억만장자의 반려견 사진이 가상화폐를 더 가치 있게 만들지 않는다”며 “머스크 소유 가상화폐는 따로 있고, 그 목록에 시바이누는 없다”고 소개했다.
시바이누는 시바견의 일본식 독음을 그대로 차용한 이름이다. 블록체인의 보상 체계로서 가상화폐 본연의 기능보다 맥락을 알 수 없는 커뮤니티 네티즌의 우연한 주목을 받고 가격을 끌어올린 ‘밈 코인(meme coin)’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8월 ‘료시(Ryoshi)’라는 필명의 트위터 이용자가 이더리움 기반으로 시바이누를 개발했다.
시바이누의 원조 격인 도지코인 역시 시바견을 마스코트로 채택한 밈 코인에서 출발했다.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동전주로 취급되던 도지코인은 머스크의 강력한 지지를 끌어낸 지난 4월부터 가격을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머스크의 가상화폐 지지 발언으로 한때 테슬라 주가까지 흔들렸던 시기다. 머스크는 이제 스스로를 설명하는 별명 중 하나로 ‘도지 파파’(도지코인의 아버지)를 공공연하게 말하고 있다.
머스크는 평소 트위터에 시바견 사진을 올려 도지코인을 꾸준하게 지지했다. 그때마다 도지코인과 더불어 시바이누 가격도 요동쳤다. 머스크가 지난달 4일 트위터에 반려견인 시바견 ‘플로키’ 사진을 올리자 시바이누 가격이 4배나 치솟기도 했다. 이에 착안한 새로운 가상화폐 ‘플로키 시바’가 등장했다.
신문이 파악한 머스크 소유 가상화폐는 ‘대장화폐’로 불리는 비트코인, NFT(대체불가토큰)의 기반 플랫폼인 이더리움, 무수한 애정을 드러내 온 도지코인뿐이다. 머스크의 가상화폐 보유량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신문은 머스크의 가상화폐 보유량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비율이 작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두 종목에 대한 머스크의 과거 부정적 견해가 근거로 제시됐다.
신문은 “머스크가 2019년 초만 해도 ‘친구에게 선물로 받은 비트코인 0.25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에서 머스크의 지위는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더리움 보유량에 대해서는 “머스크가 지난해 경계심을 드러냈다”며 ‘이더리움 위에 아무것도 두지 않았다(이더리움과 이를 플랫폼으로 삼은 가상화폐를 보유하지 않았다). 지지하든 반대하든 이더리움을 사용하거나 소유하지 말라”던 머스크의 지난해 발언을 복기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