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당일인 18일 경기도 내 광역버스와 시내버스가 멈출 위기에 처했다.
경기지역자동차노조는 18일 오전 0시부터 오전 4시까지 열리는 경기버스운송사조합과의 2차조정회의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한다고 17일 밝혔다.
앞서 노조와 버스운송사조합은 지난 15일 오전 10시부터 이튿날인 16일 오전 1시30분까지 조정 회의를 가진 바 있다. 조정회의에서 노사는 최대 쟁점인 장시간 운전 철폐를 위한 근무형태 변경을 놓고 장시간 줄다리기를 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노조는 “버스기사들이 하루 18시간 장시간 운전에 시달려 기사 개인의 건강은 물론 승객들의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다”며 하루 8시간씩 교대로 운전하는 ‘1일 2교대제’ 근무형태로의 변경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코로나19로 승객이 급감해 경영 적자가 누적된 상태여서 처우 개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노조는 경기도와 도의회 등에 노선버스 근무형태 개선 TF팀 구성, 1일2교대제 단계적 이행방안 등을 제시해달라고 요구하며 조정기한 만료 시간을 당초 18일 오전 0시에서 4시간 연장했다.
만약 2차 조정회의가 결렬되면 도내 22개 버스업체 4100여대 (민영제 4600여대, 공공버스 499대)가 멈춘다. 이는 경기도 전체 버스의 40%에 다다르는 수치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수능 당일 수험생뿐 아니라 출근길 시민들까지 큰 불편을 겪을 수 있다. 파업 돌입 여부는 18일 첫차 운행 시간 직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노조는 지난 2일 총파업 선포식을 벌이며 수능 일정에 따라 파업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협상이 계속 결렬되자 수능과 관계없이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노조 관계자는 “하루 17~18시간 운전대를 잡는 위험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1일 2교대제로 근무형태 변경을 수년째 요구 중이지만 어떤 대안도 나오지 않고 있다”며 “버스 노동자들의 인내심이 한계치에 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협상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파업 돌입 시 시·군별 가용 자원을 최대한 투입해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시내·마을버스의 경우 파업 노선에 비조합원을 투입해 541대를 증차하고 코로나19로 인한 감차 운행을 해제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또 권역별 거점에 335대의 전세·관용 버스를 투입하고, 택시 부제를 해제해 1만7천136대를 늘려 운행한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