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화천대유 관련 의혹이 불거진 것을 의식한 듯 “말도 안 되는 얘기들은 얼마 못 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 회장이 화천대유 실소유주라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해 온 변호사를 17일 참고인으로 소환조사했다.
최 회장은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출장 다녀오느라 바빠서 오랜만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운동복을 입은 사진, 길에 낙엽이 떨어져 있는 사진을 올렸다.
최 회장은 “말도 안 되는 얘기들이 아무리 현란해보여도 낙엽처럼 얼마 못 가 사라지는게 자연의 이치”라고 덧붙였다.
이는 자신을 둘러싼 화천대유 관련 의혹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전모 변호사는 SNS 등에서 화천대유의 실소유주는 최 회장이라고 주장해왔다.
대장동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17일 전 변호사를 참고인으로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전 변호사를 상대로 그간 주장이 신빙성이 있는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전 변호사도 이날 최 회장을 화천대유의 실소유주라고 보는 근거 자료 등을 검찰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지난 9월 전 변호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SK그룹 관계자는 “화천대유 의혹 사건과 관련해 회사와 최 회장 등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가 도를 넘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전 변호사가 고발된 사건은 경찰에서 별도로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최 회장의 여동생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은 화천대유 투자사 ‘킨앤파트너스’에 400억원의 자금을 댄 개인투자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 회장은 지난달 13일 대한상공회의소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대장동이 무엇인지, 제 여동생이 투자를 했는지 무슨 관계가 있는지 등을 저는 추석에 알게 됐다”고 했다. 최 회장은 “저나 저희 그룹이 여기(대장동 의혹)에 관련돼 있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