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사정권이 남성 2명 이상 탑승한 오토바이에 대해 발포를 경고했다. 오토바이를 이용해 군정 시설로 폭발물을 투척하고 달아나는 공격을 차단할 목적에서다. 오토바이·삼륜 자전거 택시 운전자는 이제 생계를 걱정할 처지에 놓였다.
미얀마 매체 더이라와디는 16일(현지시간) “미얀마 군사정권이 양곤, 타닌타리, 사가잉, 만달레이를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 차량 운행의 새로운 조치를 시행했다”며 “남성 2명이 함께 오토바이에 탑승하는 것은 금지됐다. 남·여 동승의 경우 남성은 뒤에 탑승할 수 없다. 일부 지역에선 오토바이만이 아니라 삼륜 자전거도 금지됐다”고 보도했다.
군정에 맞선 미얀마 시민방위군(PDF)은 최근 기동력 좋은 오토바이를 이용해 군정 시설에 반격을 가해왔다. 메이킬라 소재 PDF는 지난달 25일 이런 방식으로 군정 순찰대를 공격해 경찰관 2명을 사살하고 최소 5명에게 부상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그 이후 군정의 오토바이 탑승 제한 조치가 시행됐다.
익명을 요구한 메이킬라 주민은 더이라와디에 “군인이 오토바이를 함께 탑승한 남성 2명을 보면 발포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말했다.
오토바이는 미얀마에서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버스 노선을 충분하게 갖추지 못한 지역에선 오토바이를 활용한 이동과 운송이 이뤄진다. 더이라와디는 “오토바이 택시 운전자들은 이번 조치로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생계를 어떻게 유지할지 걱정”이라는 한 오토바이 택시 운전자의 고충을 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