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유족 만난 윤석열 “北폭침 명백…文정부 굴종적”

입력 2021-11-17 12:59 수정 2021-11-17 13:12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가 17일 오전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가운데)과 고(故) 이상희 하사의 부친인 이성우 유족회장(왼쪽)을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순국선열의 날’인 17일 최원일 전 천안함장(예비역 대령) 및 유족 대표를 만나 “정부의 태도가 참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최 전 함장, 천안함 침몰 당시 전사한 고(故) 이상희 하사 부친인 이성우 유족회장을 40분가량 면담했다.

윤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국격이라고 하는 것은 그 국가가 어떤 역사, 어떤 사람을 기억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니까 국가를 위해서 희생된 장병들을 어떻게 기억하고, 그 사건을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달려있는데 이 정부의 태도가 이해가 안 된다”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피격에 의한 것이라고 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검증이 된 것”이라며 “여기에 의혹을 제기하고 보도하는 게 문제가 없다고 판명해서 우리 천안함 장병과 유족들의 마음을 많이 아프게 한 것에 대해 큰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에 대한 굴종적인 자세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최 전 함장은 윤 후보에게 “오늘 저희는 윤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천안함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듣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여러 차례 말했지만 천안함은 북한에 의한 피격사건이고 우리 장병들이 북한의 도발로 희생된 사건”이라며 “우리나라 대부분 사람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 전 함장은 “그런데 현실은 나라를 지키던 군인들이 희생되거나 살아 돌아오니 조롱거리가 되고 거짓말쟁이가 됐다”며 “국가가 지켜줘야 하는데 11년을 이렇게 만들었다. 천안함을 믿으면 보수고 안 믿으면 진보라는 말도 있을 정도로 국론이 분열됐는데 나중에 집권하시면 이런 상황이 계속되지 않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후보는 “국가를 지키기 위해 장병이 희생됐는데, 그 사건은 정치 영역으로 들어올 일이 아니다. 이런 논쟁을 하고 진영 결집을 하는 것으로 국격이 완전히 망가진다”고 말했다.

이성우 유족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날 자리가 여러 차례가 있었고 항상 저희가 천안함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표명해달라고 했다”면서 “공식 석상에서 대통령이 북한의 소행이란 한마디만 했어도 허위사실이나 천안함 명예를 폄훼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윤 후보는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천안함 사건을 여야 정치의 영역으로 끌고 올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천안함 폭침은 북한의 소행이 명백하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