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리비안 강세 “밈 스톡 아닐까” [3분 미국주식]

입력 2021-11-17 10:20 수정 2021-11-17 13:16
루시드그룹 차량이 지난 9월 28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한 공원에 전시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두 전기차 스타트업이 미국 나스닥지수의 상승을 ‘쌍끌이’했다. 고급화를 시도하는 루시드그룹, 픽업트럭 시장을 공략하는 리비안 오토모티브가 17일(한국시간) 나스닥에서 나란히 두 자릿수 비율로 상승했다. 나스닥지수는 120.01포인트(0.76%) 오른 1만5973.86을 가리켰다.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한 두 업체의 최근 강세를 놓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변동성만 좇는 인터넷 커뮤니티 투자자들에 의해 ‘밈 스톡(Meme stock)’으로 전락한 게 아니냐는 의문도 나온다.

1. 루시드그룹 [LCID]
루시드그룹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23.71%(10.64달러) 급등한 55.52달러에 마감됐다. 시가 22.51달러로 출발했던 지난달 14일부터 한 달을 넘겨 상승세를 이어왔다. 당시 시가와 이날 종가를 비교한 상승률은 150%에 가깝다.

루시드는 아직 영업이익을 내지 못했다. 지난 16일 공개한 3분기(7~9월) 순손실이 5억2400만 달러(약 6200억원)다. 지금의 높은 주가는 가능성을 반영한 지표다. 루시드는 순손실 규모를 발표하면서 “신규 예약 1만3000건을 접수해 총 주문량이 1만7000대를 넘었다”며 내년 생산 목표치를 2만대로 제시했다.

일각에선 루시드가 미국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에 자주 언급되는 점을 우려한다. 미국 경제매체 더스트리트는 루시드의 순손실보다 내년 생산 목표를 조명해 “전기차의 핵심 주체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레딧을 중심으로 루시드에 대한 인기가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커뮤니티 여론에 따라 주가가 요동치는 ‘밈 스톡’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2. 리비안 오토모티브 [RIVN]
‘제2의 테슬라’ 혹은 ‘테슬라의 경쟁자’로 불리는 또 하나의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은 나스닥에 상장돼 첫 거래를 마친 지난 11일부터 단 한 번도 하락하지 않았다. 상장 첫날 마감가는 100.73달러. 공모가 78달러보다 29.14%(22.73달러)나 높은 주가를 기록했다.

리비안은 그 이후 지난주 마지막 장인 13일을 제외하고 매일 두 자릿수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날 마감 종가는 15.16%(22.65달러) 오른 172.01달러다. 리비안의 주요 생산품은 전기트럭. 하지만 아직 판매 실적이 미미하다. 지금까지 리비안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150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안의 강세는 결국 미래 가치만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배경에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있다. 아마존은 리비안 지분을 17.56%나 소유한 최대주주다. 리비안 전기트럭 10만대를 자사 배송용 차량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3. 아이온큐 [IONQ]
‘서학 개미’(한국의 해외 주식 투자자)들로부터 은근하지만 비상한 관심을 받아온 미국 양자컴퓨터 스타트업 아이온큐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33.10%(6.56달러)나 급등한 26.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으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다. 정보기술(IT) 시장에선 ‘꿈의 컴퓨터’라고 불린다. IBM처럼 20세기 IT 강자들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양자컴퓨터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아이온큐는 2015년 김정상 듀크대 교수와 크리스 몬로 메릴랜드대 교수가 설립한 스타트업. 양자컴퓨터 전문업체 사상 처음으로 지난달 NYSE에 상장됐다. 하지만 아이온큐을 포함한 양자컴퓨터 업체 상당수가 아직 수익을 내지 못했다. 손실은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