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담근 英왕실 수석셰프 “버킹엄궁 메뉴 올려보고파”

입력 2021-11-17 02:05 수정 2021-11-17 02:05
15일(현지시간) 주영 한국대사관과 셰프 양성 전문학교인 웨스트민스터 킹스웨이 컬리지 주관으로 개최된 김치 담그기 행사에서 마크 플래너건 영국 왕실 수석 셰프가 버무린 김치를 병에 넣고 있다. 2021.11.16.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열린 김치 담그기 행사에 영국 왕실 수석 셰프와 수석 부주방장 등이 참여해 김치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왕실 수석 셰프인 마크 플래너건은 김치를 담가본 뒤 “왕실 메뉴에도 올려보고 싶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주영 한국대사관과 셰프 양성 전문학교인 웨스트민스터 킹스웨이 칼리지 주관으로 개최한 이날 김치 담그기 행사에는 호텔 셰프를 비롯해 요리 학교 강사, 음식 생산·메뉴 개발자, 영양 전문가 등 30여명이 참여했다.

행사는 BBC 등을 통해 알려진 한국계 미국인 셰프 주디 주의 안내 아래 이뤄졌다. 참가자들은 절인 배추, 마늘, 생강, 파, 당근, 고춧가루, 멸치액젓, 새우젓, 매실액, 다시마 육수 등 김치 재료에 관해 설명을 들으며 맛을 보거나 냄새를 맡아보며 관심을 보였다.

15일(현지시간) 주영 한국대사관과 셰프 양성 전문학교인 웨스트민스터 킹스웨이 컬리지 주관으로 개최된 김치 담그기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주디 주 셰프의 설명에 따라 김치를 만든 후 참가자들은 유리병에 양념에 버무린 배추를 꾹꾹 눌러 담아 김치를 완성했다.

이날 특히 주목받은 건 영국 왕가가 사는 버킹엄궁, 윈저성, 노퍽, 밸모럴성 등에서 요리를 하는 마크 플래너건 영국 왕실 수석 셰프였다. 플래너건 셰프는 “기회가 된다면 버킹엄궁 메뉴에도 (김치를) 올려보고 싶다”면서 김치를 담그는 과정은 물론 저장 방식 등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김치를 항아리에 담아 땅속에 묻는다고 들었다”라면서 김치 저장 방법을 물었다가 ‘일반 가정에 김치냉장고가 있다’는 답변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또 김장철에 한 번 담근 김치는 얼마나 오래 먹을 수 있는지, 김치가 너무 익었을 때 할 수 있는 요리가 무엇인지, 김치를 아침에도 먹는다던데 어떻게 먹는지 등 여러 질문을 이어갔다.

플래너건 셰프는 또 주영 한국대사관의 요리사가 영국 왕실에 선물로 보낸 김치를 맛있게 먹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그는 경북 안동에서 여왕 생일 선물로 보내 왔던 사과도 맛이 인상깊었다면서 “영국에선 그런 사과를 구하기 힘들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참가자 대부분 김치를 맛본 경험은 있지만 직접 만들어본 것은 처음이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고급 식자재 사업을 하는 시몬 고제띠씨는 “중국 요리에 필요한 재료를 사러 한국 슈퍼에 갔다가 김치가 있길래 사서 먹어봤는데 맛이 있어서 이후로 자주 먹고 있다”고 말했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