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정너 인사”… 오세훈, SH 사장 임명에 시의회 반발

입력 2021-11-16 17:32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3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김경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이 오세훈 시장의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임명 강행에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16일 본회의 시정질문에 앞서 논평을 내고 김 사장 임명을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해라) 인사’로 규정하며 “시의회의 ‘부적격’ 판정에도 임명을 강행한 서울시의 행정 폭거에 참담한 심경을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의회 의견을 존중하기는커녕 고려조차 하지 않는 듯한 집행부의 태도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김 사장이 업무추진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기관을 운영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문재인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실패를 거듭했다고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분양원가 공개, 분양가상한제 시행, 공시지가 인상 등을 촉구해 현 정부 부동산정책의 ‘저격수’로 불렸다. 시의회는 김 사장이 후보자 시절이던 지난 10일 인사청문회를 연 뒤 ‘부적격’으로 판정해 시에 통보했지만 오 시장은 15일 사장 임명을 강행했다. 서울시장은 청문회 결과와 상관없이 SH 사장을 임명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김인호 서울시의장이 16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3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를 개회한 뒤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 등의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소속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도 이날 시정질문 직전 모두 발언을 통해 김 사장 임명에 유감을 표명하며 “서울은 결코 정책의 실험장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지난 14일 태양광 보급, 사회주택, 청년활력공간 등 박원순 전 시장 당시 사업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한 것을 언급하며 “3개월 만에 대규모 사안을 동시에 3건이나 졸속으로 뚝딱 발표했다”며 “감사위원장 인사가 이뤄진 순간부터 이미 ‘답정너’처럼 해치운 이번 감사는 다분히 정치적 의도로 가득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또한 400만 가구에 가구당 50만원을 주는 ‘서울형 기본소득’을 재차 제안하며 “오 시장의 ‘안심소득’ (1차) 대상 500가구는 너무 적다”고 질타했다. 김종무 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수석부대표도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승리에 도취해 전리품 하사하듯 요직을 나눠주는 게 서울시의 현재 모습”이라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김 부대표는 “특히 문혜정 서울시50플러스재단 대표는 가족 돌봄을 이유로 행정사무감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표로서 자질이 너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즉각 반박했다. 시의회 국민의힘은 이날 시정질문 후 논평을 내 “시장의 발목을 잡는 데만 급급한 모양새다. 민주당 의원들이 진실을 호도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원순) 전 시장의 방만한 시정 운영으로 낭비돼온 세출의 구조조정은 시민에 대한 책무이자 도리”라고 오 시장을 두둔했다.

시의회는 민주당이 절대다수로 구성돼 있다. 전체 110석 중 민주당이 99석을 석권했고 국민의힘이 7석, 민생당 1석, 정의당 1석, 무소속이 2석을 차지하고 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