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에 생긴 ‘인천 빙하’…리오·발리·파리 빙하도 나왔다

입력 2021-11-16 17:07 수정 2021-11-16 17:38
남극에 위치한 '인천 빙하'(빨간 원) 지도. 영국 남극지명위원회(Antarctic Place-names Committee) 캡쳐

남극에 ‘인천’이라는 이름의 빙하가 생겼다.

인천시는 영국 남극지명위원회가 서남극 갯츠 빙붕(Gets Ice Shelf)에 연결된 빙하 9개 중 1개의 이름을 ‘인천 빙하(Incheon Glacier)’로 지었다고 16일 밝혔다.

영국 남극지명위원회는 최근 주요 기후회의를 개최한 도시 9곳을 명칭이 없던 서남극의 빙하 9개의 이름으로 선정했다. 인천시는 2018년 10월 제48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를 개최해 9개의 빙하 중 한 개의 이름으로 채택됐다.

인천 외에도 제네바·리오·베를린·교토·발리·스톡홀름·파리·글래스고 등 총 9개 도시 이름이 서남극 빙하 9개의 이름으로 정해졌다. 이들 빙하 9개는 매우 빠른 속도로 녹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국제 사회 주목을 받았다.

지난 2월 한국 극지연구소와 영국 리즈대, 스완지대 등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서남극 14개 빙하가 남극 바다로 이동하는 속도는 25년 만에 23.8% 빨라졌다.

이 중 인천 빙하의 경우 25년간 이동 속도가 2.9%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나 14개 빙하 중 변화폭이 가장 적은 편이었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한 남극해의 환경 변화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네이처지에 소개된 논문에 따르면 1994년부터 2018년까지 25년간 인공위성으로 관측했을 때 이 지역에서 약 3150억 톤의 얼음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 세계 해수면을 약 0.9㎜ 높일 수 있을 정도의 양이다.

이에 인천시는 ‘인천 빙하’의 해빙 속도를 늦추기 위해 탄소 중립 사업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천시는 시청 주변 커피숍, 식기 전무 세척 업체와 연계해 다회용 컵 공유 시스템을 구축하고, 가정용 음식물류 폐기물 감량기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