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매체는 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보도했지만, 정작 백악관 발표에는 관련 내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 정상은 이날 첫 화상 양자 회담을 가졌다.
중국중앙(CC)TV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장기적으로 일관되게 시행해왔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해협과 지역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희망한다”면서 “미국은 중국의 체제 전환을 추구하지 않으며, 동맹 관계 강화를 통해 중국을 반대하는 것을 추구하지 않으며, 중국과 충돌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백악관 발표에는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없었다.
백악관이 발표한 정상회담 보도자료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미국은 대만에 대해 대만관계법과 미·중 간 3개 공동성명, ‘6개 보장(Six Assurances)’을 바탕으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현상을 바꾸거나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일방적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On Taiwan, President Biden underscored that the United States remains committed to the ‘one China’ policy, guided by the Taiwan Relations Act, the three Joint Communiques, and the Six Assurances, and that the United States strongly opposes unilateral efforts to change the status quo or undermine peace and stability across the Taiwan Strait.”
- 2021 미·중 정상회담 백악관 발표문 中 발췌 -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면서도 대만에 대한 미국의 개입 가능성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대만관계법’은 미국이 대만과 단교한 1979년 제정한 국내법으로 미국이 대만의 안정을 보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대만 방어를 위한 무기 판매, 대만 고위 인사 방미 허용 등이 규정돼 있다.
‘6개 보장’은 1982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정부가 대만의 6개 제안을 수용한 것을 일컫는다. 대만에 대한 제약 없는 무기 수출, 대만 주권의 사실상 인정, 대만에 불리한 양안 관계 협상 강요 금지 등이 담겼다.
다만 미·중은 72년, 79년, 82년 세 차례 공동성명을 발표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에 합의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신장, 티베트, 홍콩에서의 중국의 관행과 인권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중국의 불공정 무역과 경제 관행으로부터 미국 노동자와 산업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의 전략적 위험을 관리할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경쟁이 충돌로 옮겨가지 않도록 상식적 가드레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양국 정상이 기후변화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논의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