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의 십자가 신학을 회복하자”

입력 2021-11-16 16:27
16일 서울 서대문구 감리교신학대에서 ‘2021 공감포럼 신학 세미나-다시 루터를 보다’가 열리고 있다. 신석현 인턴기자

한국교회는 코로나19가 야기한 문제들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지금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의 신학은 무슨 역할을 해야 할까.

이런 질문에 답하는 행사가 16일 서울 서대문구 감리교신학대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렸다. 감리교단 목회자 모임인 ‘공감 포럼’이 개최한 ‘2021 공감포럼 신학 세미나-다시 루터를 보다’였다.

세미나는 독일 신학자 마르틴 루터(1483~1546)의 유산을 통해 한국교회가 짊어진 과제들을 하나씩 살펴보는 자리로 발표를 맡은 이는 김영복 갈릴리교회 목사였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자본주의의 논리에 휘둘리는 가장 큰 이유로 “건강한 신학의 부제”를 꼽았다. 그러면서 루터의 ‘십자가 신학’이 지니는 가치를 조명했다.

김 목사에 따르면 루터는 당대를 대표하는 신학이었던 스콜라 신학, 이른바 ‘영광의 신학’과는 다른 주장을 폈다. 스콜라 신학이 영광이나 강함을 강조했다면 십자가 신학은 고난과 약함에 초점을 맞췄다. 김 목사는 “루터에게는 십자가 자체가 신학의 중요한 내용이었고, 신학을 공부하는 건 십자가의 고난 속으로 들어가는 걸 의미했다”고 말했다.

16일 서울 서대문구 감리교신학대에서 ‘2021 공감포럼 신학 세미나-다시 루터를 보다’가 열리고 있다. 신석현 인턴기자

그러면서 그는 ‘건강한 신학’의 조건으로 3가지를 꼽았다. 각각 기도와 묵상을 뜻하는 ‘오라티오(Oratio)’와 ‘메디타티오(Meditatio)’, 말씀을 삶에서 구현해내는 일을 뜻하는 ‘텐타티오(Tentatio)’였다. 김 목사는 “건강한 신학은 이들 요소를 담보한 신학”이라며 “이런 신학을 바탕에 둔 운동이 교회의 변화와 혁신을 이끄는 동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신도들을 위한 신학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목사는 “신학이 목회자나 신학자의 전유물이 돼버렸다”며 “평신도들의 손에는 여전히 신학과 교리가 부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평신도가 신학적일 때 교회가 건강한 변화와 혁신을 위한 거룩한 토양을 갖게 된다”며 “루터의 종교개혁이 남긴 가장 큰 유산은 모든 평신도에게도 ‘신학함의 자유’를 허락해 주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