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요소수, 아직은 車에 주입 못한다”… 추가 검사 결정

입력 2021-11-16 16:04
지난 14일 인천 시내의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놓여있다. 연합

정부가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실험한 결과 당장은 전환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는지 실험한 결과 이런 결과가 도출됐다고 16일 밝혔다. 요소수는 경유차량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을 줄이는데 반드시 필요한 물질로 지난달 중국의 수출규제 이후 국내에서 수급 대란이 발생했다.

과학원은 제철소·화력발전 등에 쓰이는 산업용 요소를 차량용 요소수(요소 농도 32.5% 내외)에 맞도록 제조하고 시료 2종을 선별해 배기량 2500㏄급 경유 화물차에 15ℓ를 주입했다. 그 결과 일산화탄소·질소산화물 등 배출량이 모든 대기오염물질 규제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용 요소수와도 거의 차이가 없었다.

일부 시료는 독성 물질인 알데히드 농도가 차량용 요소수 대비 7.9% 감소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대체로 ‘합격점’에 가까운 결과였다.

하지만 환경부는 요소수 제조업체와 자동차 제작사, 대기 환경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기타 환경 영향과 차량의 질소산화물 환원촉매장치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정밀하게 평가하려면 추가 시험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산업용 요소수는 제조 목적에 따라 성분 함량에 큰 차이가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

김동진 환경과학원장은 “알데히드 농도가 더 낮은 시료 2종과 3.5t급 차종 등을 추가해 기술 검토를 하겠다”며 “다음 주 중에는 최종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환경부가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에 주입 시 발생할 수 있는 차량 고장 등에 따른 책임론에 부담을 느껴 전환 결정을 미룬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개월치 차량용 요소수 물량을 확보해 이 방안이 후순위로 밀렸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김승희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안전과 타협할 수 없어 추가 검사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매일 2회(14시·20시) 국토부·환경부·산업부 사이트와 오피넷(www.opinet.co.kr)에서 100여개 거점 주유소의 요소수 재고 현황을 공개키로 했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