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앞으로는 구걸 않겠다”…시의회와 또 충돌

입력 2021-11-16 16:03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3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경 시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을 향해 “앞으로는 답변 시간을 구걸하지 않겠다”며 설전을 벌였다. 지난 9월 3일 ‘임시회 퇴장’ 사건에 대한 사과를 요구받고 난 직후다. 오 시장과 시의원들은 현안마다 충돌하며 좀처럼 쌓은 감정의 골을 좁히지 못했다.

민주당 소속 문장길 시의원은 16일 열린 시의회 시정 질문에서 “오 시장이 규정을 위반했다”며 퇴장 사건을 거론했다. 지난 임시회에서 오 시장은 시의원들이 답변 기회를 주지 않나 항의하며 일방 퇴장해 소란이 일었다.

오 시장은 이에 대해 “당시 답변을 드리려고 하는데 (시의원이) 일방적으로 사실관계와 다른 질문성 주장을 하고, 답변 기회도 주지 않으면 불공평하지 않나”라며 “앞으로는 굳이 답변 시간을 달라고 구걸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문 시의원이 “구걸이라니요”라며 반발하자 오 시장은 “저는 그럼 심정이었다”고 맞섰다. 이어 “이 자리가 시정 질문이라고 되어 있지만, 질의·답변하는 과정에서 시민에게 정책을 이해시켜드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문 시의원이 거듭 사과를 요구하자 오 시장은 “한 번 정도는 그런 (항의하는) 입장을 전달하고 싶었다. 이후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씀드렸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산하 기관장 인사에 대해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도를 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 시장은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동의해주지 못하는 건 미루어 짐작이 가지만 과거와 달라진 게 있다”며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이 보통 7명인데 3명이 시의회 추천, 2명이 시장 추천이고, 나머지 2명은 기관에 이미 임명돼 활동하는 분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누가 봐도 제 의도대로 이심전심해 주실 분들보다는 냉혹하게 평가하는 임추위 숫자가 다수”라며 “그런 상황을 통과해 기관장으로 취임했다면 혹독한 과정을 거쳤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시의회의 반대에도 전날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을 임명한 데 대한 설명으로 해석된다.

오 시장의 역점 사업인 ‘서울런’에 대해서는 저조한 학생 참여와 학습 진도율, 과도한 광고비 지출, 대학생 멘토의 이탈 등의 문제가 지적됐다. 오 시장은 “아직 사업 초기인 점을 고려해달라”고 말했으나 제대로 발언 기회를 얻지 못하자 “답변 기회를 얻기가 이렇게 힘든데 어떻게 시정 질문이라고 할 수 있겠나”라고 또다시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