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 달여간의 잠행을 끝내고 삼지연시 건설현장을 찾았다. 올해가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첫해인 동시에 김정은 집권 10주년인 만큼 경제적 성과를 부각하려는 목적이란 해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김 위원장이) 삼지연시 건설사업이 결속(마무리)되는 것과 관련해 3단계 공사실태를 료해(파악)하기 위해 삼지연시를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 보도는 35일 만으로, 지난달 12일 국방발전전람회 연설 이후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삼지연시 건설은 지방인민들을 문명한 물질문화 생활에로 도약시키기 위한 하나의 새로운 혁명의 출발점”이라며 “삼지연시 건설에서 축적한 우수한 경험들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확대시켜 지방건설 발전과 문명한 전사회 건설을 다그치는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지연은 김 위원장 일가의 ‘백두혈통’을 상징하는 백두산을 행정구역으로 하는 ‘혁명성지’로 불린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평양정상회담 때 백두산 방문을 위해 찾은 곳이기도 하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지시로 2018년쯤부터 삼지연을 ‘산간 문화도시의 훌륭한 표준이자 이상적인 본보기 지방 도시’로 재개발하고 있다. 앞서 1, 2단계 공사를 마무리하며 주택 ‘수천 세대’가 지어졌고, 올해 공사 완료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대외선전용 월간 화보집 ‘조선’ 9월호를 통해 공개된 삼지연시 사진을 보면 외벽이 벽돌과 타일로 장식된 주택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고, 주택들 사이로 야외 정원이 조성돼있는 등 이른바 ‘서구풍’을 띠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삼지연시의) 건설 계획부터 시공까지 김 위원장이 직접 관여한 성과라는 의미를 부여해 경제발전계획 첫해의 성과로 보여주려는 측면, 김정은 집권 10년을 맞아 성과 보여주기의 사례 중 하나로 활용하려는 측면 등 여러 포석을 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북한은 10월 하순부터 여러 매체를 통해 김 위원장을 ‘수령’으로까지 지칭하는 등 이른바 ‘김정은 띄우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이 작업의 성패가 경제에 달려있어 경제발전 사업에 사활을 거는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북한도 주민들이 수긍할 만한 성과를 내놔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가 잦아질 것으로 판단된다”며 “북한이 연말까진 종전선언 등 외치 문제 경과를 지켜보면서도 과업성과 마무리 등 내치 활동에 보다 주안을 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도 삼지연시 외에 평양시 1만 세대 살림집(주택) 건설이나 보통강변 주택구 완공 등 주요 건설사업의 성과를 선전하는 동향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관련 움직임을 주의 깊게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