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가리비, 해남배추… ‘로컬푸드’도 총알배송 경쟁

입력 2021-11-17 05:55
티몬 신선식품 브랜드 '티프레시'가 제주에 전용농장을 구축하고 제철과일인 감귤을 판매한다. 농장 현지에서 라이브커머스도 진행했다. 티몬 제공

서울 서초구에서 남매를 키우는 송모(43)씨는 요즘 전국을 무대로 장을 본다. 지난 주말에는 경남 통영에서 홍가리비를 주문해서 먹었고, 귤은 2년째 제주도 농장에서 직배송을 받는다. 회를 먹고 싶으면 서울 송파구 가락동농수산물시장에서 배달을 시킨다. 올해 김장에는 전남 해남의 한 배추농장에서 절임배추를 주문했다.

송씨는 “아이들에게 신선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이고 싶어서 가급적 지역 농수산물을 이용하려고 한다. 요즘은 하루 이틀이면 배송받을 수 있어서 산지 식재료를 구하는 게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로컬푸드’가 식탁으로 성큼 다가왔다. 산지에서 나는 제철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차릴 수 있게 됐다. 집 근처 대형마트나 백화점뿐 아니라 온라인 주문도 급격히 늘었다. 이커머스 기업들이 다양한 산지 농·어가를 발굴하고, 대형 물류망을 활용해 콜드체인 방식으로 신선식품 배송을 하면서 가능해진 풍경이다.

16일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산지직송’ 등으로 대표되는 신선식품 ‘초품질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주요 이커머스 기업마다 산지 농가나 어가와 직접 계약을 맺고 유통 마진을 줄이고 있다. 합리적 가격에 신선식품을 집 앞으로 배송하는 방식을 택한다. 기업마다 ‘14시간 수산물 배송’ ‘전용농장 구축’으로 차별화된 시스템을 내세우고 있다.

티몬은 신선식품의 생산자 직접판매를 본격화하는 차원에서 자체 신선식품 브랜드 ‘티프레시’를 내놨다. 우수한 품질의 농축수산품을 생산하는 전국 농어민과 직접 계약해 전용농장을 구축하고, 유통단계를 줄여 비용도 낮췄다. 당도, 중량, 형태 등에 대한 기준을 세우고 ‘맛 없으면 무료 반품’도 해준다. 상품을 받은 다음날까지 불만족 상품을 접수하면 무료 반품, 제품 수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재훈 티몬 식품 리빙실장은 “신선식품 모바일 주문이 확대되고 있다. 산지 전용 농장을 통해 상품의 선도와 품질관리에 힘쓰면서 중간 유통마진 없이 판매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선식품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크다. 유통의 중심축이 이커머스로 넘어간 뒤에도 신선식품 영역은 대형마트·백화점 등 오프라인 업계가 잡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비대면 쇼핑이 활성화되면서 이커머스 업계에 기회가 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온라인쇼핑으로 거래된 농축수산물은 2조1029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3분기보다 22% 증가한 수치다.

롯데온은 얌테이블·은하수산 등 산지 수산물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들과 손을 잡았다. 라스트마일 배송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와 함께 산지 수산물 새벽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 당일 오후 5시까지 온라인 주문하면 오후 7시에 산지에서 수산물을 직배송한다.

메쉬코리아의 콜드체인 시스템을 활용해 택배를 이용하는 것보다 빠른 배송이 가능하다는 게 차별화다. 밤에 배달을 완료해 배송시간을 14시간 이하로 줄일 수 있게 됐다.

쿠팡 로켓프레시도 전복, 오징어, 새우 등 수산물을 대상으로 산지 직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 상품 주문이 들어오면 쿠팡의 미니 물류센터가 현지로 이동한다. 산지 수산업체에서 상품을 검수해 중간 보관과정 없이 신선하게 배송하는 게 특징이다.

위메프는 ‘맛신선 서비스’를 하고 있다. 위메프 식품 전문 MD(상품기획자)가 직접 전국을 돌며 철저하게 검증한 곳과 계약을 맺는다. 전날 주문한 축산물과 수산물을 다음날 새벽에 받을 수도 있다.

G마켓과 옥션은 오는 21일까지 국산 농산물을 최대 30% 할인 판매하는 행사도 진행한다. 김은신 G마켓 마트뷰티실 김은신 실장은 “산지에서 소비지까지 체계적인 안전관리를 통해 공급하는 농협경제지주의 신선한 국산 농식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만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