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빚 936조 ‘사상 최고’…9월까지 세금 60조 더 걷혀

입력 2021-11-16 11:11 수정 2021-11-16 13:06
국민일보DB

올해 9월까지 국세 수입이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60조원 가까이 더 걷힌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회복 흐름에 법인세, 소득세 등이 늘어난 영향이다. 나라 살림 적자 규모는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75조원에 육박하고 지난 10월 기준 국가채무는 936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남은 기간에는 자산시장 안정세와 소상공인·자영업자에 세정지원을 해야 해 세수 개선세가 둔화할 전망이다.

올해 1~9월 세금 59.8조 더 걷어

16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및 이슈 2021년 11월호’를 보면 지난 9월까지 누적 국세 수입은 274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59조8000억원 늘어난 것이다. 정부가 한 해 동안 걷어야 할 세금이 얼마나 걷혔는지를 나타내는 진도율은 87.3%로, 1년 전보다 12.1% 포인트(P) 높아졌다.

국세 수입은 법인세, 부가가치세, 소득세(양도·근로 등) 중심으로 증가했다. 법인세는 15조1000억원, 부가세는 8조8000억원, 소득세는 21조8000억원씩 더 걷혔다. 세외수입은 우체국예금 운용수익 증가 등으로 9월까지 22조2000억원을 걷었으며, 이는 1년 전보다 2조6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진도율은 3.1%P 증가한 75.8%를 기록했다.

또한 기금수입은 지난해보다 25조5000억원 늘어난 145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고용 회복에 따른 국민연금·고용보험 등 사회보험 가입자가 증가한 덕이다. 여기에 국민연금(16조5000억원)·사학연금(1조2000억원)·산재보험(6000억원) 등 사회보장성 기금 적립금에 대한 자산운용수익도 18조3000억원 늘어났다.

진도율도 12.9%P 증가한 85.1%로 최근 10년 사이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국세 수입과 세외수입, 기금수입을 합친 1∼9월 총수입은 442조4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8조원 증가했다.

관리재정수지 74.7조 적자, “4분기 세수 개선세 둔화”

올해 9월까지 총 지출액은 472조원으로 전년보다 37조2000억원 늘었지만 9월(44조7000억원) 기준으로 보면 1조4000억원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진도율은 78.0%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적극적인 재정 집행이 지속됐지만 2차 추경 물량 추가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소비쿠폰 등 집행 제약, 건설 원자재 수급 차질에 따라 재정사업 집행에 애로 요인이 발생했다는 게 기재부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국세·기금수입의 개선 흐름에 힘입어 3분기 말 기준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는 29조6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폭은 지난해 동기(80조5000억원) 대비 50조8000억원 줄었다. 최근 10년 사이 최고 수준의 적자 개선 폭이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74조7000억원 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해(108조4000억원)보다는 33조8000억원 적자 규모가 줄었다. 관리재정수지는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가늠하는 지표로 평가된다.

지난 10월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936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9월(926조6000억원)보다는 소폭 늘었지만 2차 추경 기준 중앙정부 채무 전망치인 937조8000억원에는 못 미친다. 국가채무는 지난 7월 914조2000억원으로 처음 900조원대로 올라선 이후 매월 늘어나는 중이다.

같은 시기 국고채 발행액은 164조2000억원으로 연간 발행한도(186조3000억원)의 88.1%를 소화했다. 외국인 국고채 보유 잔액(156조9000억원)과 보유 비중(18.7%)은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안도걸 기재부 2차관은 “3분기까지 예상보다 큰 폭의 세수 개선세가 지속됐으나 4분기에는 자산시장 안정화, 세정지원 조치 등으로 세수 개선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연말까지 중앙부처·지자체·공공기관과 유기적 협력체계를 가동해 재정·공공 투자사업의 집행률 제고, 이불용 최소화 등 재정 집행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