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시진핑 “오랜 친구”, 바이든 “우린 늘 솔직하게 소통”

입력 2021-11-16 10:39 수정 2021-11-16 11:57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화상 정상회담에서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신화통신 홈페이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화상으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오랜 친구’라고 부르며 소통과 협력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우리는 늘 솔직하고 정직하게 소통해왔다”며 다음에는 직접 만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AP통신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나의 오랜 친구를 보게 돼 무척 행복하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미국과 중국은 서로 존중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며 협력해서 윈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은 개인적인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까지 4차례 중국을 방문했는데, 10년 전 부통령 시절 베이징의 한 허름한 식당에서 손녀와 함께 짜장면을 먹던 모습은 중국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시 주석은 이런 인연을 바탕으로 바이든 대통령을 오랜 친구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드러낸 것이다.

시 주석은 또 “양국은 모두 중요한 발전 단계에 있으며 세계는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미국과 중국은 세계 1, 2위의 경제 대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으로서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내치를 잘하고 국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의 루스벨트룸에서 화상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시 주석에 앞서 모두발언을 한 바이든 대통령은 “비록 우리가 그렇게 격식을 차린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나는 좀 더 공식적으로 시작해야 할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우리는 항상 정직하고 솔직하게 소통해왔다”며 “우리는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증을 남겨둔 채 떠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각종 의제에 대한 솔직한 대화를 강조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지도자로서의 책임은 양국 관계가 공개적인 충돌로 바뀌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우리에겐 상식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모두발언에서 훈훈한 인사만 오간 것은 아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은 자국 국민뿐 아니라 세계에 대해서도 책임이 있다”며 “각국은 규칙에 따라 행동해야 하고 미국은 미국의 가치를 옹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나 ‘미국식 가치’ 등은 미국이 중국을 비판할 때 쓰는 표현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권, 경제, 자유롭고 공정한 인도·태평양 전략에 이르기까지 미국이 우려하는 분야에 대해 시 주석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은 회담 직전까지 대만 문제와 무역 협상 등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 터라 비공개 회담에서는 양보 없는 설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은 이번 회담의 의미를 ‘갈등 관리’에 두고 있다.

이날 화상 정상회담은 미국 시간으로 15일 오후 7시45분, 중국 시간으로 16일 오전 8시45분에 시작됐다. 지난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두 정상은 두 차례 전화통화를 했지만 화상 정상회담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