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화상으로나마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하고 회담을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난 1월 취임 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성사된 미·중 정상회담이 한국시간으로 16일 오전 9시45분쯤 시작됐다. 시작 시간은 중국시간으로 오전 8시45분, 미국 동부시간으로 15일 오후 7시45분이다. 두 정상은 직접 대면하지 않고 미국 워싱턴 DC에서 중국 베이징을 각각 온라인으로 연결해 화상으로 마주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그동안 두 차례 전화통화로 대화했다. 하지만 회담은 단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미·중 정상회담은 지난달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처음으로 성사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시 주석이 화상 회의로만 참석해 이뤄지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이날 화상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집권기에 시작된 미·중 무역 전쟁을 해소할 실마리를 마련할지를 놓고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미국 민주당 소속인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임기를 단임으로 끊고 정권 교체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강경한 대중 접근으로 중국과 갈등을 빚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역을 놓고 대립각을 세웠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이나 인권처럼 중국에서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이슈를 지적해왔다. 두 정상이 수년의 갈등을 풀어낼 실마리를 이날 화상 회담에서 찾을지 주목된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두 정상이 중·미 관계의 미래와 관련된 전략적 문제, 공동으로 관심을 가지는 중요한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충분히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며 “양국 국민과 국제사회는 이번 회담에서 양국과 세계에 유리한 결과가 도출되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대 담론이나 형식적 합의보다 현실적인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중 정상회담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려는 양국 정부의 기류도 감지된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미국 백악관과 중국 외교부가 ‘정상회담(summit)’보다 ‘화상 회의(virtual meeting)’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며 “대중의 기대치를 낮추려는 양국 정부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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