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갔다와야 남자”…논란된 병무청 영상, 결국 삭제

입력 2021-11-16 09:03 수정 2021-11-16 10:43
병무청 유튜브 캡처

병무청이 최근 공개한 병영 생활 관련 홍보 영상에 현역과 사회복무요원을 차별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지적을 받고 결국 영상을 내렸다.

병무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친구에게 듣는 군 생활 이야기’라는 제목의 영상이 지난 5일 게재됐다. 영상은 20대 청년 3명이 소주잔을 기울이며 군 생활의 보람과 장점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문제의 발언은 현역으로 군 복무 중인 주인공이 병역판정검사에서 4급 판정을 받았다가 병무청의 ‘슈퍼힘찬이 프로젝트’를 통해 체중을 감량한 후 현역으로 입대한 과정을 설명하면서 나왔다.

해당 프로젝트는 병역판정검사에서 시력이나 체중 등으로 4·5급 판정을 받은 사람이 현역 입대를 희망하는 경우 병원이나 피트니스 클럽, 보건소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다.

이 영상에서 주인공은 “현역으로 갔다 와야 내 성격이 허락할 것 같아 슈퍼힘찬이 제도를 신청했다”며 “그래서 살 빼고 현역으로 입대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를 들은 친구는 “하긴 네 성격에 군대라도 다녀와야 어디 가서 당당하게 남자라고 얘기하지. 그런 거라면 제대로 가고 싶다는 게 내 생각인 거지”라고 하자 주인공은 “어차피 우리 다 군대 가야 하잖아. 그런 거라면 제대로 가고 싶다는 게 내 생각인 거지”라고 했다.

해당 영상은 1만개가 넘는 ‘싫어요’를 받으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일부 커뮤니티 등에서는 ‘현역과 공익 갈라치기’라거나 ‘공익 비하 영상’이라는 비판이 쇄도했다. 정의당 청년 조직인 청년 정의당 강민진 대표도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헌신하는 청년들에 대한 심각한 비하 발언”이라며 삭제와 사과를 요구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병무청은 유감을 표명하며 해당 영상은 수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병무청 관계자는 “본래 취지와 달리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앞으로 국민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행정을 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영상은 비공개 처리된 상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