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자국 위성을 겨냥한 요격 미사일 발사 시험을 진행해 인근 우주 비행사들이 긴급 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영국은 우주 잔해물로 인해 국제우주정거장(ISS)이나 다른 발사체와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며 러시아를 규탄했다.
미 국무부는 1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주 공간에 있는 자국 위성을 미사일로 파괴하는 위성요격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우주 무기화에 반대하는 러시아의 주장은 위선적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도 “신중하지 못한 요격 시험을 진행했다. 위험하고 무책임한 행동이 우주의 장기적인 안전성을 위태롭게 했다”고 날을 세웠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위성요격 미사일 시험은 우주에서 규칙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논평했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도 트위터에 “러시아에 의한 파괴적인 위성 미사일 실험은 우주의 안보와 안전, 지속 가능성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며 “이번 시험 발사로 발생한 우주 파편은 위성과 우주선 궤도에 남아 앞으로 수년간 위험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이번 요격으로 1500여 조각의 우주 파편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파편은 다른 발사체와 충돌 가능성이 있어 위험 요소로 꼽힌다. 이날 러시아의 위성 요격으로 발생한 잔해물이 ISS에 근접해 정거장에 체류하던 우주인들이 도피하기도 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2만7000개 이상의 우주 파편을 추적하고 있다.
러시아는 현재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의 위성 요격 미사일 발사 시험은 지난 4월에 이어 7개월 만이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