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따라 서울 곳곳에서 택시잡기 대란이 벌어지자 서울시가 심야시간대의 개인택시 3부제를 연말까지 일시 해제하기로 했다. 위드 코로나로 식당과 유흥주점 등의 야간 영업시간 제한이 풀려 시민들이 심야 귀가에 어려움을 겪자 내놓은 조치다.
근본적인 원인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업황이 어려워지면서 택시 운전사 숫자가 크게 줄어 공급이 격감한 반면 그간 억눌렸던 시민들의 야간 택시 수요는 폭증한 데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는 16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개인택시 3부제를 심야시간대인 오후 9시부터 익일 새벽 4시까지 일시적으로 해제한다고 밝혔다. 2019년 이후 2년 만에 나온 조치다. 개인택시 3부제가 풀리면서 약 2000대의 택시가 추가 공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심야 택시 수요는 최근 폭증했다. 지난 1~7일 심야시간대(오후 11시~다음 날 새벽 4시) 택시 영업건수는 평균 2만8972건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1만6510건)에 비해 대폭 늘었다.
문제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다. 이달 심야시간대에 운행 중인 택시는 1만6519대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당시 2만2070대에 비해 5551대 줄어들었다. 택시 공급이 부족한 이유로는 개인택시는 3부제로 묶여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길어지면서 영업이익이 줄자 택시운전사 숫자가 큰 폭으로 줄어든 점이 꼽힌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서울의 개인·법인택시 운전자 수는 9만2449명으로 2년 전(11만890명)보다 1만8441명 줄었다. 약 17% 감소한 셈이다.
서울시는 급한 대로 현재 3부제로 운영되는 개인택시 부제를 일시 해제키로 했다. 현재 서울 개인택시는 가나다조 3개로 나눠 운영 중이다. 2일 운행 후 3일째에 의무적으로 쉬는 방식이다. 서울시의 이번 임시 조치로 휴무 중인 택시도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새벽 4시에는 당분간 택시 영업을 할 수 있다. 서울시는 휴업신고를 하지 않고 무단으로 운행하지 않는 개인택시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법인택시 운전사를 확충하기 위한 ‘택시기사 채용박람회’도 연다. 서울시가 집계한 법인택시 운수 종사자 수는 지난달 기준 2만955명으로 2019년(3만527명)에 비해 9572명(30.4%) 줄었다. 다음 달 초에 진행되는 택시기사 채용박람회에는 서울시 전체 254개 택시 법인이 참여할 예정이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