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D계좌로 레버리지 베팅했다가 ‘손절’” vs “선물 헷지해 익절하고 나갔을 것” 추측 엇갈려
<사진:연합뉴스>
지난 11일 하루 3000억원 어치 엔씨소프트 주식을 매입해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슈퍼개미’가 사흘만에 주식을 거의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는 15일 주식시장 마감 직후 공시를 내고 한 개인 투자자가 엔씨소프트 주식 53만 주를 순매도했다고 밝혔다. 총 상장주식의 2.4%로 사흘전 49만주를 순매수했던 2.2%보다 늘어났다.
거래소는 당시 총상장주식의 2%가 넘는 순매수가 일어나자 엔씨소프트를 다음날 하루동안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한 뒤 시장감시위를 통해 매매패턴에 대한 집중조사에 들어가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 투자자는 최근 닷새간 총 53만5324주를 순매수했고, 11일 하루동안 49만2392주를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씨소프트가 올해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11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가격제한폭(29.92%)까지 치솟은 78만6000원에 마감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날이 파생상품 만기일이었던 데다 다음달 장중 11% 이상 떨어진 점을 볼 때 엔씨소프트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물 등에 투자해 주가를 임의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시세조종 의혹 등을 제기해왔다.
하지만 엔씨소프트 주가는 다음날 9% 하락했고 주말을 지나 이틀만에 문을 연 15일에도 7% 넘게 급락하면서 이틀간 16%나 급락했다. 15일 주가하락은 리니지W 출시 첫날 발생했던 서버 불안정 문제부터 각종 버그들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점이 주 요인으로 분석됐다.
이 투자자가 사흘만에 그동안 사들인 주식을 대부분 처분한 데 대해 증권가에서는 그의 손절이냐 익절이냐를 놓고 추측이 엇갈린다. 한 증시 관계자는 그가 대체불능토큰(NFT) 사업 진출 기대감에 급등했던 엔씨소프트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자 ‘손절’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른바 CFD라는 차액결제거래로해 레버리지를 통해 베팅을 했다가 손실을 봤을 것으로 본다.
반면 익절하고 나갔을 수도 있다는 추측도 있다. 한 네티즌은 “저점에서 선물 매수를 잡아놓고 CFD 계좌 증거금으로 70만주를 매수한 다음 상한가에서 20만주에 대한 수익을 실현한 뒤 선물을 헷지한뒤 던지고 나갔을 것”이라며 최소 200억+α를 수익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동훈 금융전문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