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관세청 직원들의 사기를 주식시장에 빗댄다면 ‘폭락’이라는 단어가 어울린다. 최근 한 언론이 불량한 인천국제공항우편세관 직원 근무태도를 보도한 후 취해진 인사 조치가 사기 저하를 촉발했다. 문제가 있는 직원을 가리는 작업조차 없이 세관 인력 전원을 전격 전보 조치한 점에 대해 볼멘소리가 나온다. 현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직원 모두를 죄인으로 몰아 세운 부분이 논란을 부른다. 보여주기식으로 과도한 조치를 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하다.
15일 관세청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우편세관 직원 43명은 지난 10일자로 전원 전보 조치가 완료됐다. 개별 직원의 근태 불량 관련 감사 결과는 조만간 내놓을 계획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이달 중 신속히 감사를 마치고 잘못이 있는 직원은 징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있는 직원을 징계하는 일은 지극히 상식적인 조치다. 다만 현장 업무 형태를 고려했을 때 근태 불량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휴식을 취하는 이들도 섞여 있다는 반론이 나온다. 우편세관에는 수많은 우편물이 드나들기 때문에 사람이 24시간 일일이 손으로 검수하지는 않는다. 모든 우편물을 엑스레이로 검사한 뒤 문제가 있어 보이는 우편물만 따로 분류해 직원이 살펴보는 식이다. 한 관세청 관계자는 “휴식을 취한 이들까지 근태 불량으로 호도되는 측면은 좀 아쉽다”고 토로했다.
‘연좌제’마냥 해당 부서에 근무했다는 이유만으로 인사 조치한 부분에 대해 과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43명 전원이 다 제대로 근무하지 않았다고 볼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다. 임재현 관세청장의 일갈처럼 ‘공직 기강 확립’도 중요하지만 합리적 평가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관세청 관계자는 “할많하않(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이라며 “해당 업무 담당이 아닌 직원들까지 사기가 떨어졌다”고 전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