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대선 도전할 건가?” 청년 질문에 홍준표 답은

입력 2021-11-15 11:11 수정 2021-11-15 13:19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플랫폼 ‘청년의꿈’의 코너 중 ‘청문홍답(靑問洪答)’을 통해 청년들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섰다. 청년의 고민에 홍 의원이 답한다는 개설 취지에 맞게 홍 의원이 ‘준표형’이라는 닉네임으로 직접 답글을 달며 눈길을 끌었다.

차기 대선 출마? “나이는 숫자에 불과”

‘청문홍답’ 게시판에는 15일 오전 10시 기준 1275개의 글이 올라왔다. 청년의 고민을 경청하고 해결책을 제시해보겠다는 목적으로 개설된 만큼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홍 의원의 추후 행보에 관한 질문도 있었다. ‘2027년 대선에 도전해볼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홍 의원은 “검토해보겠습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꼭 몸 관리하셔서 다음 대선 출마 부탁드립니다’는 제목의 글에도 “운동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 ‘미국 바이든도 나이 80에 대통령 하는데 대선 또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물음에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했다.

대부분 질문에 단답형으로 짧게 답한 것과 달리 당내 경선을 마친 소회를 밝히며 비교적 길게 서술한 답글도 있었다. 다음 대선 출마를 호소하는 한 지지자의 글에 홍 의원은 “1996년 처음 정치판에 들어왔을 때 모래시계 검사라는 닉네임으로 국민 앞에 참신하게 등장했다. 하지만 그동안 구태와 휩쓸리다 보니 오해도, 비난도 많이 받아 참 가슴이 아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에 다행히 그 이미지를 씻을 수 있게 돼 참 고맙게 생각한다. 잠들기 전까지 한 걸음이라도 더 간다라는 생각으로 마지막까지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외에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다른 여러 글에도 공통으로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의지를 에둘러 내비쳤다.

홍준표 의원의 청년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 홈페이지 갈무리.

‘구원 등판’ 없다… 중도 출마 가능성 일축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낙마를 기대하는 듯한 질문도 등장했다. ‘윤석열이 나가리되면 대타로 나갈 수 있느냐’는 글에 홍 의원은 “없습니다”라고 적었고, ‘뽑을 사람이 없는데 탈당 후 대선 출마해주면 안 되느냐’는 질문에는 “안 됩니다”라고 못 박았다. ‘만약 윤 후보에게 치명적인 흠이 생겨 중도 사퇴하면 구원 등판이 가능하냐’는 글에도 “그분은 사법시험 9수를 한 사람입니다. 절대 사퇴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경남지사 3선에 도전할 생각이 있느냐’ ‘법무부 장관 못 해본 것 아쉬운가요’라는 질문에는 “그거는 졸업했어요”라고 같은 답변을 했다. ‘당대표 도전할 생각 없느냐’는 글에는 “당 대표는 두 번이나 했다”고 답했다.

야권 정치인에 대한 평가를 묻는 이들도 있었다. ‘당대표와 대선 후보 자격으로 교류가 있으실 때 겪어본 이준석은 어떤 사람인가’라는 글에 홍 의원은 “영특하고 사리 분명한 청년”이라고 적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친분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잘 지냅니다”라고 했고,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해서는 “겪어보니 참 훌륭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관해 묻자 “The good friend”라고 답변했다.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를 묻자 “구태 패거리 정치”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번 플랫폼 개설을 두고 홍 의원이 독자 세력화를 도모하려는 것 아니냐는 당 일각의 해석도 나온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주요 지지기반으로 분석됐던 2030청년층과 플랫폼을 기반으로 계속 정치적 활동을 이어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다만 홍 의원은 이 같은 의견에 스스로 선을 긋고 있다. 그는 앞서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나머지 정치 인생은 이 땅의 청장년들과 꿈과 희망을 같이하는 여유와 낭만으로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차후 행보를 묻는 지지자의 글에도 “일단 상실감에 젖은 청년들의 놀이공간을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다른 해석을 일축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