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나쁜 언론”…진중권 “사이다 아닌 부동액”

입력 2021-11-15 09:38 수정 2021-11-15 10:11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왼쪽 사진)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연합뉴스

“나쁜 언론 환경 이겨내게 해 달라”(이재명 후보)

“사이다 아닌 부동액 발언”(진중권 전 교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나쁜 언론 환경”이라는 발언을 직격했다. 진 전 교수는 언론사에 날을 세운 이 후보를 겨냥해 “지지자들에게는 사이다일지 모르나 대다수 국민은 마셔서는 안 되는 부동액”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나쁜 언론 환경’이라는 말에 모든 것이 함축돼 있다. 자기(이 후보)는 잘못한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이라며 “그게 다 언론 탓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이 후보가 전날 경남 거창군청 앞에서 진행한 즉석연설에서 “지금 환경이 너무 안 좋다”“손잡아주시고, 기울어진 운동장, 나쁜 언론 환경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한 것을 겨눈 것이다.


진 전 교수는 “저런 마인드이니 ‘언론사 문을 닫게 해주겠다’는 극언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성향이 다른 다양한 언론을 통해 확립되는 공적 현실이 아니라 자기들끼리 온라인에서 조작한 대안현실로 선거를 치를 생각인가 보다”며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조국 사태를 보고도 배운 게 없다. 학습능력도 많이 떨어지는 듯”이라며 “‘손꾸락 혁명군’들 열심히 독려해 봐야 민폐만 끼칠 뿐, 국민은 자기교정의 능력조차 없는 집단에 나라를 맡기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최근 지지자들을 향해 기성 언론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12일 부산 중구에서는 즉석연설을 통해 “잘못한 게 없어도 잘못했을지도 모른다는 소문으로 도배가 된다”며 “상대방은 엄청나게 나쁜 짓을 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넘어간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언론사가 돼야 한다. 소식을 전하고 우리의 진실을 알리고 저들의 잘못을 우리의 카카오톡으로, 텔레그램 방으로, 댓글로, 커뮤니티에서 열심히 써서 언론이 묵살하는 진실을 알리고 우리가 억울하게 왜곡된 정보들을 고치자”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경기지사 재직 당시인 지난 8월 2일에는 ‘언론사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에 대한 질의에 “팩트를 고의적으로 왜곡하거나 명백한 가짜뉴스를 사적 이익을 위해 언론이란 이름으로 유포하는 행위는 반드시 제재해야 한다”며 “지금 같은 방식으로는 안 되니 징벌적 배상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5배도 너무 약하다. 고의적으로 악의적으로 가짜뉴스를 내면 언론사가 망하게 해야 한다고 할 정도로 강력한 징벌을 해야 한다고 지금도 생각한다”고 언론의 책임을 강조한 바 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