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권시장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들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롤러코스터 장세에 들어간다. 이번 주 줄줄이 예고된 연은 총재들의 연설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인식, 테이퍼링(자산 매입 규모 축소) 속도를 가늠하는 힌트를 제공할 수 있다. 연은 총재들의 표현 하나하나에 지수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1. 연방은행 총재 연설 일정
연은 총재들의 연설은 대부분 17~18일 사이에 진행된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의 연설은 17일 새벽에 시작된다. 뉴욕증시의 이튿날 장으로 넘어가는 같은 날 밤에는 ‘연준 3인자’로 평가되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같은 날 장을 마감하는 18일 오전에는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의 연설이 있다.시장은 이들의 발언을 면밀하게 분석하며 인플레이션, 테이퍼링에 대한 단서들을 찾아가게 된다. 연준은 이미 지난 4일(한국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자산 매입 규모를 국채 10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MBS) 50억 달러씩 매월 줄여가는 테이퍼링을 이달 중 시행할 계획을 밝혔다.
관건은 테이퍼링 이후의 정책 방향에 있다. 지금의 인플레이션 상승세를 꺾지 못하면 연준은 예상보다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기는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 금리 인상은 성장주로 쏠렸던 투자 심리를 위축하는 재료다.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한 태도는 아직 온건하다.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은 앞서 FOMC 정례회의를 끝내고 테이퍼링 시행에 대해 “금리 인상을 고려하는 직접적 신호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 이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가 상승했다.
2. 알리바바 홀딩스 [BABA]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지주사인 알리바바 홀딩스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3일(한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0.62%(1.04달러) 하락한 166.8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12일 홍콩증권거래소에서 먼저 끝난 알리바바의 마감 종가는 162.4홍콩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0.49%가 내려갔다. 바로 직전의 쇼핑 대목이 주가 강세를 견인하지 못했다.알리바바는 ‘쌍십일’(11월 11일 쇼핑 축제)에 100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지만 매년 폭발적으로 늘려온 거래액의 성장세를 올해로 넘겨받지 못했다. 중국 언론들은 지난 12일 알리바바의 쌍십일 거래액을 5403억 위안(약 99조97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알리바바가 처음으로 쌍십일 행사를 시작한 2009년 11월 11일 이후 최고액이다.
하지만 거래액의 지난해 대비 성장률은 8.4%에 머물렀다. 지난해 쌍십일 거래액 성장률(85.6%)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중국 정부의 자국 빅테크 기업 규제, 세계적인 공급 대란이 알리바바의 성장세를 억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리바바의 이번 주 주가가 지지부진해 이런 분석에 힘을 실으면 미국 쇼핑 대목인 오는 27일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이튿날인 금요일)에 대한 기대감도 위축될 수 있다.
3. 엔비디아 [NVDA]
컴퓨터 그래픽 처리장치(GPU)와 각종 멀티미디어 장비를 생산하는 미국 엔비디아는 최근 메타버스 시장의 활황을 타고 강세를 이어왔다. 엔비디아의 오는 17일 3분기(7~9월) 실적 발표를 앞두고 목표 주가를 상향하는 투자 의견도 나온다.미국 사모투자 회사 서스퀘하나는 엔비디아의 목표 주가를 250달러에서 360달러로 44%, 자산운용사 오펜하이머는 235달러에서 350달러로 49%를 올렸다. 엔비디아의 지난 13일 마감 종가는 301.4달러다. 엔비디아 실적은 3분기를 넘어 앞으로도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일 메타버스 제작 프로그램 ‘옴니버스’의 기업용을 공개하면서 “GPU, 인공지능(AI) 같은 특정 분야로 제한하지 않고 종합컴퓨팅회사로 거듭나고 있다“고 자사의 비전을 제시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