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이 14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전날 부산을 찾아 “부산 재미없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비판에 나섰다.
박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부산에 표 달라고 온 분이 부산이 재미없다 해서 놀랐다”면서 “‘부산이 재미없어’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3일 부산 영도구의 한 카페에서 스타트업·소셜벤처 대표들과 만나 “부산 재미없잖아, 솔직히”라고 말했다가 “아, 재미있긴 한데 강남 같지는 않은 측면이 있는 것”이라고 정정했다. 부산이 수도권보다 발전이 더디다는 점을 지적하려던 맥락으로 읽힌다.
박 시장은 이런 이 후보 발언을 놓고서 “게다가 강남보다 재미없다고 해서 더 놀랐다”며 “아, 이분 역시 사고의 틀이 수도권 중심주의에서 한 걸음도 못 나오고 있다는 생각에 걱정스러울 따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땅만 개발하면 대박이 나고 기업과 사람은 몰려들고, 풍부한 세수로 도정하면서 세금 풀어 얼마든지 인기 얻을 수 있었던 경기도 같은 곳은 참 재미가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지방은 정말 재미가 없다. 떠나는 기업과 사람 잡기에도 힘에 부치고 뭐 하나 유치해 오려면 경기도보다 백 배 이상 힘든 곳이 바로 지방이고 또 부산이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박 시장은 “대한민국 국민 절반 이상이 지방에 산다. 지방에 사는 국민들은 점점 더 블랙홀이 되고 있는 수도권 일극 주의로 인해 기회와 과정, 결과의 불공정과 불평등을 절절히 느끼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정말 공정 사회가 되려면 하나의 발전 축이 아니라 복수의 발전 축을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 획기적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방이 처한 이 어려움에 대해 공감하는 말 한마디라도 하고 재미없다고 해야 불공정에 시달리는 지역민들에 대한 기본 예의가 아닐까?”라며 “수도권 일극 주의 때문에 가만히 앉아서 당하는 불공정과 불평등 때문에 열불이 나 있는 사람들한테 당신들 왜 재밌게 못 사느냐고 타박하면 인정머리가 너무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박 시장은 그러면서 “이 판국에 도움은 못 줄망정 쪽박을 찰 일은 아니다”면서 “부산 시민들에게 정중하게 사과하라. 아니, 사과 안 하실 테니 제가 사과하겠다. 부산이 재미없어 죄송하다”고 꼬집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